여행

2900만명이 간 해외나들이/3040 여행객 20190502 조선外

하늘나라 -2- 2019. 5. 3. 08:15




2900만명이 간 해외나들이… 주머니 얇아진 3040은 여행객 줄었네



[논설실의 뉴스 읽기]

                              
  • 입력 2019.05.0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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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 자유화 30년

    한현우 논설위원
    한현우 논설위원

    동유럽 국가 슬로베니아에는 '포스토이나 동굴'이란 관광지가 있다. 이 동굴에 최근 한국어 자동 안내기가 설치됐다. 한국인이 워낙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만 해도 슬로베니아를 찾는 한국인은 연 6600명 수준이었다. 이 숫자가 2014년 6만2000명으로 폭증하더니 재작년에는 무려 15만명으로 늘어났다. 8년 만에 25배 많은 한국인이 슬로베니아를 찾는 것이다.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슬로베니아를 다룬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코카서스 3국 중 하나인 조지아는 외국인 중 유일하게 한국인 방문객에게만 1년 체류 자격을 준다. 국가별로 15일에서 1개월가량 체류 자격을 주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환대다. 여행작가 이종원씨는 "인기 여행 프로그램에서 어느 나라를 한 번 소개하면 그 나라는 한국인들로 바글바글해진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인구 한국 56%, 일본 15%

    작년 한국인 해외 여행객 숫자는 2869만명. 전 국민의 56%가 해외에 나갔다 온 셈이다. 이 숫자는 올해 3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인구 대비 해외여행 비율은 OECD 국가 중에서도 한국이 유독 높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 1억2000만 인구 가운데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1788만명(2017년)에 그쳤다. 해외여행 비율이 14.9%에 불과한 셈이다. 한국인의 해외여행 비율은 미국(45.3%)이나 호주(41.5%)보다도 높다. OECD 국가 중 한국보다 해외여행 비율이 높은 나라는 독일(234%)과 영국(130%) 등 서유럽 국가들뿐이다.

    세계인의 해외여행은 2차 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로부터 40여년 뒤 해외여행 자유화를 맞은 한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해외여행에 적극적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매년 해외에 나간다. 반면 국내 관광 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해 관광수지 적자는 140억달러를 넘었다. 사진은 추석 연휴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세계인의 해외여행은 2차 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로부터 40여년 뒤 해외여행 자유화를 맞은 한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해외여행에 적극적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매년 해외에 나간다. 반면 국내 관광 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해 관광수지 적자는 140억달러를 넘었다. 사진은 추석 연휴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박상훈 기자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이후 한국인 해외여행객 숫자는 엄청난 속도로 늘어났다. 1989년 121만명이던 것에 비하면 무려 24배나 늘었다. 특히 2010년대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스마트폰 시대와 맞물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종원씨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여행사 인솔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스마트폰 속 구글 지도와 번역기를 갖고 여행하는 요즘엔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여행가 겸 시인 이병철씨는 그리스 산토리니에 2000년대 초 다녀온 뒤 3년 전 다시 방문했다. "2000년대 초에는 그리스에 머무는 동안 한국인을 거의 만날 수 없었습니다. 3년 전에 갔을 때는 그리스 어딜 가나 한국인들의 대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그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광장과 바이칼 호수 인근 게스트하우스에서 한국인을 만나고 한국어 안내문을 발견하는 건 흔한 일이 됐다"며 "누구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갖고 있는 요즘 '나만의 사진'과 '나만의 스토리'로 소셜미디어를 꾸미고 싶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백 메고 해외여행' 한국인만의 특징


    연도별 해외 출국자 및 외국인 입국자 수 그래프

    자영업자 김정원(여·48)씨는 올 들어 네 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1월 베트남 다낭, 2월 인도네시아 빈탄, 3월 필리핀 보라카이에 이어 4월에는 대만 여행을 했다. 1, 2월은 골프 동호회에서 만난 또래 여성들과 골프 여행을 다녀왔고 3월엔 올해 자녀를 대학에 보낸 딸 친구 엄마들과 휴양 여행을 다녀왔다. 대만 여행은 친정 식구들과 함께였다. 김씨는 "사업 스트레스를 또래 친구들과 골프도 치고 쇼핑도 하며 풀었다"며 "낯선 곳에 가서 쉬어야 제대로 쉰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인 해외여행객의 눈에 띄는 변화는 여성 여행객의 증가다. 1999년만 해도 해외여행객 중 여성 비율은 37.4%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17년 50.1%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남성 여행객과 역전됐다. 작년에는 다시 남성 50.2%, 여성 49.8%로 재역전됐지만이제 해외여행객의 남녀 비율은 50 대 50을 유지하거나 여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양대 관광학부 이연택 교수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해 스스로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은 여성들의 특징"이라며 "여성들이 해외여행에 나서면서 여행 성격도 과시나 충동적 소비가 아니라 합리적 소비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해외 골프 여행도 한국인들만의 특징이라고 한다. 골프백을 메고 해외여행 다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극히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성들끼리 떠나는 골프 여행은 최근의 트렌드다. 여성 골프 여행 상품을 주로 내놓는 회사 D골프투어 관계자는 "2~3년 전쯤부터 여성들끼리 골프 여행을 가는 현상이 생겨 그런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동남아 공항에서 골프백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인이며 여성들끼리 골프 여행을 가는 경우도 우리나라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여행 문화 이끄는 '액티브 시니어'

    지난 10여 년의 또 다른 해외여행 트렌드 변화는 활동적인 장년층,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이다. 51세 이상 장년층의 해외여행은 지난 2007년 전체의 25.1%였다. 이 비율은 작년 28.4%로 늘어났다. 반면 41~50세의 해외여행 비율은 22.4%에서 19.7%로, 31~40세의 해외여행 비율도 22.8%에서 20.1%로 줄었다. 30세 이하의 해외여행 비율도 지난 10년간 29.7%에서 31.8%로 늘었다. 이른바 '소확행'을 즐기는 젊은 세대와 활동적인 노후 세대는 늘고, 최악의 실업률과 싸우는 3040 세대는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연택 교수는 "1980~1990년대 산업 역군이었던 세대가 노후 생활도 역동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여성과 장년층 해외여행객이 많아지고 그들이 인플루언서 역할을 하면서 해외여행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고 말했다.




    한국 놀러오는 외국인은 年1500만명… 1인당 쓰는 돈 1460→991달러


    관광수지 적자 147억달러

    한국 관광수지 추이 그래프

    국내로 여행 오는 외국인 숫자는 5년째 1500만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여행객은 지난 20년간 세 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이들이 쓰는 1인당 경비는 1999년 1460달러에서 작년 991달러로 크게 줄었다. 이렇다 보니 관광수지는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서 쓰는 돈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쓰는 돈의 차이인 관광수지는 지난 10년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2009년 -12억6000만달러였던 관광수지 적자는 2017년 -146억9000만달러로 12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관광 정책과 투자 없이는 관광수지를 흑자로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인은 정부가 20대 젊은이들에게 무료 해외여행 기회를 줄 만큼 해외여행에 소극적이다. 이는 워낙 일본 자체의 관광 인프라가 좋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인의 로망'이라고 불리는 삿포로에서 후쿠오카까지의 기차 여행 상품은 비용이 1000만원에 육박하는 데도 예매 경쟁률이 80대 1까지 치솟는다.

    한양대 관광학부 이훈 교수는 "국내 관광 인프라는 민간에서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성수기에 집중돼 있는 관광 정책을 비수기로 확대하고, 서울과 제주에 몰리는 여행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관광 인프라를 전국 곳곳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에 맡겨두다시피 한 관광 정책은 정부 차원에서 추 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행작가 이종원씨는 "국내 관광 상품은 어느 지자체에서 출렁다리 만들어 손님 끌면 너도나도 출렁다리 설치하는 수준"이라며 "중국인의 70%가 평생 바다를 한 번도 못 본다고 하는데 경남이나 전남의 리아스식 해안을 국가가 나서 관광 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많은 섬과 산들도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600,000,000명 중국인 대이동… "해외여행지 1위는 한국"-2016.10.3.조선外  http://cafe.daum.net/bondong1920/8dIx/353


    일본은 관광 흑자 12조인데… 한국은 적자 10조 - 2017.11.21.조선外  http://cafe.daum.net/bondong1920/8dIx/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