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강연흥(56) 성동공고 교장 - 2017.6.21. 조선 外

하늘나라 -2- 2017. 6. 22. 19:56



통큰 해외연수로 工高후배 살려준 선배들



성동공고 동문들 장학회 설립해 우수 학생들 유럽연수 전액지원

학생들 "기술인으로 자부심 생겨"취업률 3년새 52→81% 수직상승



"안녕하세요 선배님.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허허, 그래. 표정이 좋구나."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성동공업고 교훈석() . 얼굴에 여드름이 송송 난 교복 입은 학생들이 백발에 양복 입은 노()신사들에게 깍듯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손자뻘 되는 어린 후배들을 바라보는 신사들의 얼굴에 뿌듯함이 배어 나왔다.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공고 교정에서 이 학교 졸업생 이배영 두림에프에이 대표, 강연흥 성동공고 교장,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 김영국 동성정밀엘엑스 회장, 이진구 총동문회장이 후배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공고 교정에서 이 학교 졸업생 이배영 두림에프에이 대표, 강연흥 성동공고 교장,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 김영국 동성정밀엘엑스 회장, 이진구 총동문회장이 후배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조인원 기자


성동공고 1학년 학생 38명은 지난달 910일간 유럽 4개국으로 해외 선진 기술 연수를 다녀왔다. 체코 스코다 자동차 공장,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직업학교와 독일 벤츠 박물관, 상공회의소(IHK) 직업훈련센터 등을 방문했다. 유럽 연수에 든 12000만원 비용은 모두 동창회 선배들이 댔다.

◇"후배들이 주눅 들어서야"

학생들의 해외 연수는 지난 2015년 부임한 강연흥 교장이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모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그"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엎드려 자는 학생이 많았고, 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공고인데 취업률은 50%에 그쳤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강 교장이 "학교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입한 여러 사업 중 하나가 우수 학생들을 유럽 연수 보내는 것이었다. 학생들에게 독일 등 선진 기술 현장을 보여줘 기술인으로 자부심을 길러주자는 취지였다. 그때부터 강 교장은 동창회 선배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도움을 구했고, 선배들의 화답이 이어졌다.

성동공고는 고교로는 드물게 동문들이 설립한 장학재단 '성동장학회'가 있다. 동문들은 장학기금 외에도 매년 1억원씩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강 교장의 요청을 받은 류덕희(79) 경동제약 회장, 김영국(73) 동성정밀엘엑스 회장, 정창현(72) 제이에스엔지니어링 회장 등 대선배들이 과감하게 연수비 전액을 쾌척했다.


서울 성동공고 1학년 학생 38명이 지난달 프랑스 스트라스브르 직업학교를 둘러보는 모습. 9박 10일 일정의 유럽 연수비 1억2000여 만원은 모두 성동공고 선배들이 댔다.
서울 성동공고 1학년 학생 38명이 지난달 프랑스 스트라스브르 직업학교를 둘러보는 모습. 9박 10일 일정의 유럽 연수비 1억2000여 만원은 모두 성동공고 선배들이 댔다. /성동공고


류덕희 회장은 "후배들에게 '우리가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졸업할 땐 서울대에 많이 들어갈 정도로 명문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노는 학교' '밀려서 오는 학교'로 인식되고, 아이들은 지치고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겁니다. 공업고 나온 사람으로서 후배들에게 이건 꼭 알려주고 싶었어요. 바로 '우리도 힘내면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학교가 크게 달라졌다" 얘기 들어

910일 유럽을 누빈 학생들은 "기술인으로서 자부심이 생겼다"고 했다. 박성민군은 "독일 직업 학교 학생들은 당당히 자기 꿈을 말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예전엔 어르신들이 '어느 고교 갔냐'고 물어보면 머뭇거렸지만 이제 당당해지고 열심히 기술 배워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배상윤군은 "체코 스코다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가 묵묵히 일만 하는 우리나라 공장과는 대조적이었다. 유럽의 개방적인 작업 분위기가 더 많은 아이디어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수 다녀온 아이들은 선배들에게 손글씨 엽서도 썼다. "선배님처럼 커서 후배들을 돕고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 인재가 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영국 회장은 "유럽에 일부 학생이 갔어도 이스트(효모)가 들어가 빵이 부푸는 것처럼 학교 전체에 파급력이 큰 것 같다"면서 "애들이 기죽어서 고개 숙이고 다녔는데 요즘 기적같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성동공고는 최근 크게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선 취업률이 201452%, 201564.9%, 201671.8%, 201781.4%로 수직 상승 중이다. 1학년 자격증 취득률도 20156%에서 201643%로 증가했다. 성동공고 이진구 총동문회장"기술인들이 나라에서 대접받고 중요한 역할을 해야 국가가 튼튼해진다"면서 "이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쳐서 민족과 국가에도 기여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이라고 말했다.





성공 29 강연흥 교장선생님

게시일: 2015. 11. 17.

성공 29회 강연흥 교장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