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과 惡 (Good and Bad)-
어느 학교의 강의 시간에 교수는 칠판에 '선과 악'이라 써놓고 강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쌍의 부부가 유람선을 타고 여행을 하다가 큰 폭풍우로 해상 재난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 배의 구조정에는 자리가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 남편은 부인을 남겨두고 혼자 구조선에 올랐고, 부인은 침몰하는 배 위에서 남편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교수는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분, 그 상황에서 부인이 남편에게 무슨 소리를 쳤을까요 ?"
듣고있던 학생들은 모두 격분하여 여기저기에서 떠들며 대답을 했습니다.
"당신을 저주해요. 당신을 남편으로 선택한 내 눈이 삐었지. 어디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나 봐라." 하는
여러가지 대답이 나왔다
이때 선생님 눈에 한 학생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학생에게 다가가서 나지막하게 물었습니다.
“그럼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
그 학생은 의외로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교수님, 제가 생각했을 때 부인은 아마 '우리 아이들 잘 부탁해요.' 라고 했을 것 같아요."
선생님은 깜짝 놀라며 물었습니다.
"너 이 얘기 어디서 들어 봤니?"
학생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아니요. 그런데 제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아버지한테 그렇게 말했어요."
선생님은 감격해 하며 다시 교단에 서서 말했습니다. "정답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갔습니다.
“배가 침몰한 뒤 남편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자녀들을 잘 키웠고,
그 남편도 몇 년 후에 병으로 죽었단다. 자녀들이 아빠의 유물을 정리하던 중 아빠의 일기장을 발견했는데,
아빠와 엄마가 배를 타고 여행을 갔을 때 이야기가 적혀 있었지.
그 때 엄마는 이미 고칠 수 없는 중병에 걸려 있어서 세상을 떠나 보낼 마지막 위로의 여행 중이였단다.
그때 마침 큰 폭풍우를 만나 사고가 발생하였고, 아빠는 자식들을 위해 마지막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버릴 수가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아빠의 일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여보 미안하오.
그 때 당신이 나의 등을 떠밀지만 않았다면 나도 당신과 함께 바다 속에빠져 죽고 싶었지,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소.
우리들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자식들 때문에 당신만 깊고 차가운 바다 속에 잠들게 할 수 밖에 없었소.
천국에서 당신과 다시 만날 그날만을 고대하며 당신 몫까지 아이들을 잘 키우겠소.'
교수가 이야기를 끝내자, 그렇게도 흥분하여 떠들던 학생들이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고 교실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무겁고 숙연한 분위기에 학생들도 이미 이 이야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깨달았다는 것을 선생님도 알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선과 악이란 어떤 때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게 판단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만 상대를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눈에 보이는 모습만으로
선악을 판단해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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