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년만의 최악 폭염 / 대구 사과마을 가보니 ◆
2일 오전 6시 대구광역시 동구 평광동 사과마을. 이른 아침이었지만 마을은 벌써 기온 31도의 가마솥이었다. 이 마을은 농가 80여 가구가 한때 맛 좋기로 소문났던 '대구사과'를 생산하는 곳이다. 지난해 김영란법 탓에 추석 특수를 누리지 못한 이 마을 주민들은 "올해는 폭염까지 덮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숨만 내쉬고 있다. 아침부터 나무에 매달려 있는 사과를 살펴보던 농민들은 "폭염이 사과를 다 망쳤다"고 한탄했다.
이곳에서 만난 우희윤 왕산농원 대표(64)는 "가만히 있어도 땀범벅을 만드는 폭염에다 눈을 뜨고 있지도 못할 정도로 따가운 햇볕이 자식 같은 사과들을 다 태워 죽이고 있다"며 "폭염에 시름시름 앓고 있는 사과를 보고 있으면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배추 한포기라도…햇볕이 야속
최초입력 2018.08.02 17:56:27
◆ 111년만의 최악 폭염 ◆
유례없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일 강원도 평창의 한 배추밭에서는 타는 듯한 열기에 잎이 녹아버린 배추가 속출했다. 한 농부가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그나마 멀쩡한 배추를 골라낸 뒤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충우 기자]
"자식같은 사과가…" 폭염에 타버린 農心
최초입력 2018.08.02 17:56:33
최종수정 2018.08.02 20:40:08
최종수정 2018.08.02 20:40:08
"사과농사 38년중에 최악…예년 절반이나 건지려나"
경북서만 축구장 42개 면적 사과밭 피해
경북서만 축구장 42개 면적 사과밭 피해
우 대표는 1만9800㎡ 용지에서 여름 풋사과(아오리)를 비롯해 홍로, 부사 등을 키우고 있지만 요즘 아침에 사과 상태를 살펴보러 올 때가 가장 힘든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한창 수확하고 있는 아오리는 벌겋게 익었고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수확할 예정인 홍로는 주먹 크기도 안 될 정도로 크기가 작다"며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폭염이 최대한 빨리 수그러들기만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38년간 사과 농사를 해왔던 우 대표도 올해 사과 작황이 사상 최악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한 달째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우 대표는 "폭염으로 사과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팔 수 없는 게 태반"이라며 "지금은 연초에 기대했던 풍년은 꿈도 못 꾸고 단지 최악의 흉년만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과 생산량 급감은 불 보듯 뻔했다. 우 대표는 "연간 60t가량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데 올해는 30% 넘게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왕산농원 인근의 다른 사과 농가 대표도 "폭염이 앞으로 일주일 이상 더 가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예년에 비해 절반도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과마을의 연평균 사과 생산량은 2500t(15만상자)이다.
전국을 가마솥에 빠뜨린 섭씨 40도 안팎 폭염은 사과 농사에는 치명적이다. 햇볕 뎀(일소·日燒) 현상 탓이다. 폭염에다 강한 햇볕에 노출된 사과는 서서히 타들어 간다. 일소 현상은 낮 기온이 31도 이상 계속될 때 나타난다.
생산량 급감은 차치하더라도 햇볕에 탄 사과는 특유의 새콤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내지 못한다. 사과 농가의 힘을 빼는 또 다른 이유다.
사과마을에서 연간 40t가량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일소 현상이 사과 농사에 치명적인 이유는 단맛을 뺏어버리기 때문"이라며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사과들은 퇴비로밖에 활용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울먹였다. 지금처럼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는 날씨가 계속되면 사과의 수분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도가 떨어지고 병충해 확산까지도 염려된다.
사상 최악의 사과 흉년이 염려되는 곳은 대구 사과마을만이 아니다.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우희영 씨(65)도 "9900㎡ 용지에서 매년 사과를 14t가량 생산하는데 현재까지만 해도 전체 사과 중 20% 이상이 일소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추석 대목에 맞춰 수확을 앞두고 있는 홍로의 굵기도 예년에 비해 70~80% 수준에 불과하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경북지역 전체 사과 재배지(2만3344㏊) 중 축구장 면적의 42배 크기인 31㏊가량이 폭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의성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도 "폭염이 계속되면 탄저병 발생과 낙과 현상 등 2차 피해까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사과꽃 분화도 제대로 안 돼 내년 작황까지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밭 농사도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확을 앞둔 고추는 열매가 떨어지는 현상이나 잎이 말라 죽는 폭염 피해가 나타나고 있고 콩도 꼬투리가 생기지 않거나 꼬투리가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북도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11일부터 말일까지 도내 23개 시·군에서 300여 ㏊에 이르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38년간 사과 농사를 해왔던 우 대표도 올해 사과 작황이 사상 최악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한 달째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우 대표는 "폭염으로 사과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팔 수 없는 게 태반"이라며 "지금은 연초에 기대했던 풍년은 꿈도 못 꾸고 단지 최악의 흉년만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과 생산량 급감은 불 보듯 뻔했다. 우 대표는 "연간 60t가량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데 올해는 30% 넘게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왕산농원 인근의 다른 사과 농가 대표도 "폭염이 앞으로 일주일 이상 더 가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예년에 비해 절반도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과마을의 연평균 사과 생산량은 2500t(15만상자)이다.
전국을 가마솥에 빠뜨린 섭씨 40도 안팎 폭염은 사과 농사에는 치명적이다. 햇볕 뎀(일소·日燒) 현상 탓이다. 폭염에다 강한 햇볕에 노출된 사과는 서서히 타들어 간다. 일소 현상은 낮 기온이 31도 이상 계속될 때 나타난다.
생산량 급감은 차치하더라도 햇볕에 탄 사과는 특유의 새콤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내지 못한다. 사과 농가의 힘을 빼는 또 다른 이유다.
사과마을에서 연간 40t가량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일소 현상이 사과 농사에 치명적인 이유는 단맛을 뺏어버리기 때문"이라며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사과들은 퇴비로밖에 활용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울먹였다. 지금처럼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는 날씨가 계속되면 사과의 수분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도가 떨어지고 병충해 확산까지도 염려된다.
사상 최악의 사과 흉년이 염려되는 곳은 대구 사과마을만이 아니다.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우희영 씨(65)도 "9900㎡ 용지에서 매년 사과를 14t가량 생산하는데 현재까지만 해도 전체 사과 중 20% 이상이 일소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추석 대목에 맞춰 수확을 앞두고 있는 홍로의 굵기도 예년에 비해 70~80% 수준에 불과하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경북지역 전체 사과 재배지(2만3344㏊) 중 축구장 면적의 42배 크기인 31㏊가량이 폭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의성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도 "폭염이 계속되면 탄저병 발생과 낙과 현상 등 2차 피해까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사과꽃 분화도 제대로 안 돼 내년 작황까지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밭 농사도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확을 앞둔 고추는 열매가 떨어지는 현상이나 잎이 말라 죽는 폭염 피해가 나타나고 있고 콩도 꼬투리가 생기지 않거나 꼬투리가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북도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11일부터 말일까지 도내 23개 시·군에서 300여 ㏊에 이르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출처 : 본동초등학교19,20회
글쓴이 : 홍순창20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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