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문성호(47) 한의사 '몽골의 허준' - 2018.11.24.조선

하늘나라 -2- 2018. 11. 26. 19:10



침과 뜸으로 의료 봉사… "저보고 '몽골의 허준'이라네요"

                              



입력 2018.11.24 03:00


'해외봉사 외교부장관賞' 문성호,

6년간 국제 협력의사 활동 공로



"지인들이 농담조로 저를 '몽골의 허준'이라 부르더군요."

한의사 문성호(47·사진)씨가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는 23일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 주최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시상식에서 외교부장관상(賞)을 받았다. 6년간 우즈베키스탄과 몽골에서 한국국제협력단의 국제 협력 의사로 일하며 봉사한 공로로 주는 상이다.

/이태경 기자


문씨가 해외 의료 봉사를 생각하게 된 건 2000년이었다. 서울의 한 한방병원에서 전공의 생활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외국인 노동자 쉼터로 진료를 간 것이 계기였다. 문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일용직 몽골 노동자 등에게 침, 뜸을 놔줬는데 정말 고마워하더군요. 현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문씨는 2001년 12월 한국국제협력단의 협력 의사 모집에 지원해 이듬해 4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파견됐다. 하루 100여 명의 환자를 돌봤다고 한다. 그는 "그곳 사람들은 양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심혈관 질환이나 비만 환자가 많았다"고 했다. "한국에서 용한 의사가 왔다"는 소문이 퍼졌다. 접수 하루 만에 1년치 환자 접수가 마감되는 경우도 있었다. 효과를 본 현지인들 사이에서 문씨는 '졸라타야 루카'(러시아어로 황금의 손)로 불렸다고 한다. 그는 "마사지나 방혈(放血) 요법을 주로 사용하는 몽골 전통 의학과 달리 한의학은 치료법이 다양해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3년간 의료 봉사를 마치고 그는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돌아와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았지만 뭔가 텅 빈 느낌이었다. 현지인들의 얼굴이 계속 눈에 밟혔다"고 했다. 결국 2016년 3월 다시 몽골로 의료 봉사를 나갔다. 울란바토르의 한·몽 친선 한방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면서 2020년까지 활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