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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진다, 소방서 짓지말라 '님비(NIMBY)'-2017.5.2.조선 外

하늘나라 -2- 2017. 5. 3. 22:29




집값 떨어진다, 소방서 짓지말라



[해도해도 너무한 '님비'] [上]



22년간 소방서 없는 서울 금천구, 구로구 소방서에서 출동하는데…
부지 예정 주민들 "시끄럽다" 반대
"빗물펌프장 No" "파출소 No" 다른 지역서도 이기주의 만연

- 강남 침수 대책 '빗물펌프장'
아파트 조망 망친다며 반대… 2년 끌다가 건립 계획 무산

- 아현동 서부광역 등기소
"아이들 통학로 걸쳐있어 혼잡" 부지 옮겨 공사, 예산 6억 날려

- 수서경찰서 대치지구대
2007년부터 리모델링·이전 추진… 반발 약한 곳 골라 작년에야 옮겨


"소방차 출동하는 데 20분 넘게 걸리면 화재 진압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훈련이기에 망정이지, 실제 상황이라면 정말 아찔합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구로소방서. 소방대원들을 태운 소방 지휘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했다. 이곳에서 10.2㎞ 떨어진 금천구 시흥동의 23층짜리 고층 아파트에 화재가 난 상황을 가정한 소방 훈련이었다. 본지 기자가 소방 지휘차를 타고 훈련 현장을 참관했다.

이날 소방차는 출발한 지 30초 만에 고척스카이돔 부근부터 차량 정체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소방서와 화재 현장의 중간 지점쯤 되는 하안남초등학교를 지날 때는 이미 5분이 넘어갔다. 5분은 화재 초동 진압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중요한 고비다. 소방차가 아파트에 도착한 건 20분이 지나서였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구로소방서 소방 지휘차가 이곳에서 10㎞가량 떨어진 금천구 시흥동의 한 고층 아파트로 출동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구로소방서 소방 지휘차가 이곳에서 10㎞가량 떨어진 금천구 시흥동의 한 고층 아파트로 출동하고 있다. 화재가 난 상황을 가정한 이번 소방 훈련에서 소방차가 아파트까지 도착하는 데 20분이 걸렸다. 화재 초동 진압의‘골든타임’인 5분을 훌쩍 넘긴 것이다. 금천구는 올해 1월 소방서를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부지로 선정된 독산2동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건립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박상훈 기자


금천구는 1995년 구로구에서 분리됐다. 그러나 분구(分區)된 지 2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소방서가 없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소방서가 없는 곳은 금천구와 성동구 등 2곳뿐이다. 성동구에는 오는 7월 소방서가 생긴다. 금천구만 소방서가 없는 유일한 구로 남는 것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금천구는 지난 1월 독산2동에 금천소방서를 설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독산 2동 주민들이 사이렌 소음과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소방서 설립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이 주민 반대로 들어서지 못하는 현상은 금천구만 겪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는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강남 지역 침수 피해를 겪자 '잠원2빗물펌프장'을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법원이 서울 마포구에 건립하려고 했던 등기소경찰이 서울 강남구에 만들려고 했던 파출소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큰 차질을 겪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처럼 이른바 '혐오 시설'에 집중됐던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이 소방서와 빗물펌프장처럼 꼭 필요한 국가 기간 시설에까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출소는 "취객 소란 싫다", 등기소는 "차량 혼잡 싫다"며 반대


소방서가 없는 금천구에 화재가 나면 구로소방서가 출동한다. 금천구와 구로구 인구를 합치면 총 70만2956명으로 서울에서 한 소방서가 담당하는 인원으로 가장 많다. 구로소방서가 출동하는 사고의 40%가량이 금천구에서 벌어진다. 지난 24일 소방훈련에서 신고 접수부터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20분이 걸렸다.

구로소방서 노봉섭(54) 지휘팀장은 "1~2분으로 생사가 갈리는 것이 화재 현장이다. 금천구 현장이 구로소방서에서 9~10㎞씩 떨어져 있어 5분 안에 도착하는 건 어림도 없다"고 했다. 서울연구원이 화재 2만8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소방차가 5분 내에 도착했을 때 평균 재산 피해액은 292만원이었지만 5분을 넘길 경우 피해액은 1061만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관내 소방서가 없다 보니 소방차 출동이 늦어져 인명 피해를 입는 사고도 발생한다. 지난 2월 27일 새벽에 금천구 독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났다. 가까운 119구조대가 먼저 현장에 도착했지만,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열 수 있는 장비가 없었다. 결국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거주자 한 명이 사망했다.

금천소방서는 언제 지어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금천구가 작년 9월 금천소방서 건설 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1월 부지를 발표했지만 독산2동 주민 400여 명은 구청에 이의를 제기하고 부지 이전을 요구했다. 소방재난본부는 "해당 부지는 왕복 12차선 시흥대로에 접하고 있고 금천구 전역에 5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했다. 그러나 독산2동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는 "소방서가 들어오면 소방차 사이렌 소음과 공해 피해가 발생한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강남 일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려 했던 '잠원2빗물펌프장'도 주민 반발로 1년 11개월을 끌다 2013년 건립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2010년과 2011년 강남 지역이 폭우로 침수 피해를 크게 입은 뒤 서울시는 압구정동 '신사공원'에 빗물펌프장을 지으려 했다. 강남구는 빗물펌프장 등을 유치했다고 공청회를 열고 홍보도 했다. 그러나 막상 공사에 들어가려 하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우리 동네만을 위한 것도 아닌데 왜 하필 여기냐" "조망을 망친다"며 반대한 것이다. 결국 건립은 백지화됐고 설계 등 건립 준비에 들어간 4억원은 헛돈이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미봉책으로 하수 관로를 확장했지만, 빗물펌프장이 없으면 홍수가 날 경우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등 각종 등기(登記) 사무를 처리하는 법원의 '등기소'도 님비를 피해가지 못했다. 서울 서부지법은 2014년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 3구역에 서부광역등기소를 지으려 했지만, 주민 반발로 짓지 못했다. 주민들은 "아이들의 통학로가 걸쳐 있는데 외부 차량이 드나들면 혼잡해진다"며 반대했다. 서부지법 관계자는 "다른 곳으로 부지를 옮겨 다시 공사를 하는 바람에 예산 6억6000만원을 날렸다"며 "혐오 시설도 아닌데 반대하는 건 지나친 동네 이기주의 아니냐"고 했다.

서울 수서경찰서 대치지구대 이전도 주민 반대 때문에 9년을 끌었다. 수서경찰서는 2007년부터 시설이 노후화된 대치지구대 리모델링·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은 "지구대를 오가는 취객들이 벌이는 소란으로 피해가 생길 것"이라며 반대했다. 결국 지난해에야 주민 반발이 약한 곳을 골라 이전할 수 있었다.

'우리 동네'에 있는 발전소가 다른 동네까지 전력을 공급하는 것에 반대하는 일도 벌어진다. 서울 위례신도시에 있는 열병합발전소가 가까운 거여·마천동 전력 수요에 대비해 발전 용량을 228㎿에서 460㎿로 늘리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업체 측은 "발전소 크기가 커지는 것이 아니고, 발전 용량을 늘려도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정화 설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주민 반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거지'는 혼자만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산다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며 "주거지를 '땅값' '집값'이라는 경제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다 보니 이웃 주민 전체의 안전과 편의를 외면하는 님비 현상이 강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의 줄임말. 주민·지자체가 '기피 시설'이 들어오는 것에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 현상.





"아이들 소리 시끄럽다"...日 보육원 설립 '님비'에 무산 / YTN

게시일: 2016. 4. 17.

[앵커]
일본의 보육원 대기 아동수가 2만3천 명에 달하면서 보육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는데요.

하지만 '아이들 소리 때문에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보육원 설립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일본 열도가 지역 이기주의인 '님비'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잡초가 무성한 이곳은 이달 문을 열 예정이었던 보육원 터입니다.

정원 108명을 수용하는 최신식 보육원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발목이 잡혔습니다.

"아이들 소리가 시끄럽다", "주변 도로가 혼잡해진다"는 항의가 쇄도했습니다.

[보육원 반대 주민 : 조용한 장소라 집을 샀는데 보육원을 만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보육원 측은 방음벽과 이중 셔터를 설치하고 교통정리원을 배치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의 항의에 결국 뜻을 접었습니다.

[보육원 관계자 : 보육원은 인근 주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그걸 얻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단념했습니다.]

지바 현 이치카와 시는 보육원 대기아동이 373명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9번째로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육원 설립이 무산되자 부모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학부모 : 이제 보육원에 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치카와 시는 전국에서 항의전화가 빗발치자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고 경위를 설명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보육원 문제는 지난 2월 30대 주부가 "보육원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며 올여름 참의원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년간 전국적으로 아이들 소음 문제로 보육원 설립이 무산된 사례가 10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른바 '님비' 논쟁이 불붙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보육원 정책이 보육교사 인력난에다 지역 주민의 저항이라는 또 하나의 벽에 직면해 있다고 꼬집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중국 혐오 시설 '님비'...소각장 등 '백지화' / YTN  

게시일: 2015. 4. 9.

[앵커]
중국에서 폐기물 처리장 등 혐오 시설 건설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잇따라 무산되고 있습니다.

시민 의식 고양에 따른 승리라는 분석도 있지만, 한계도 적지 않습니다.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주민들이 경찰 병력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입니다.

공고 없이 진행된 쓰레기 소각장 건설 움직임에 주민들이 반대 시위에 나섰고, 당국이 경찰 병력을 투입하면서 벌어진 충돌입니다.

주민들은 소각장이 만들어질 경우 매일 쓰레기 300톤 이상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광둥 성 주민]
"경찰 진압이 무섭지 않습니다. 무서워 한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난 6일부터 시위에 돌입한 주민들 수만 명은 당국의 무력 진압에 파출소까지 습격하면서 격렬하게 저항했고, 자녀들은 학교 수업까지 보이콧했습니다.

시 정부는 결국 소각장 건설을 백지화하며 백기를 들었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환경오염시설을 반대하는 시위에서 시민들이 승리한 것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5일 네이멍구 자치구 주민들도 시위 끝에 화공산업공단의 공장 가동 중단과 이주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1년 전 광둥 성 후이저우 지역에서도 지역 주민의 반대로 쓰레기 소각장 건립 계획이 유보됐습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혐오시설 건설은 막았지만 당국이 폭력 행동을 주도하거나 반 정부 유언비어 등을 퍼뜨린 이들의 색출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중국이 반체제 활동으로 간주하는 한, 시민들의 대정부 투쟁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MBC경남 뉴스데스크 2015 08 10 대화*타협..님비 극복  

게시일: 2015. 8. 11.

MBC경남 뉴스데스크 2015 08 10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범죄자들을
치료하는 전문 치료시설이
경남 창녕에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기피 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님비현상을 대화와 타협으로 극복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철진 기자


경남 창녕에 문을 연 부곡법무병원.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범죄자들을
수용해 치료하는 전문병동으로
모두 50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을 겪는 범죄자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치료감호시설은
28년 전에 문을 연 공주치료감호소
단 한 곳 뿐이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재우/치료감호소 소장
"(치료감호시설이) 하나 밖에 없으니까 치료가
좀 더 환자 중심으로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선진화하는
... "

하지만 법무병원 설립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관광지 이미지 훼손과 범죄 발생 가능성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법무부는 지역인재 채용과
마을 CCTV설치, 자매결연 등
다양한 지역발전책을 제시하며
지역주민들을 끈질기게 설득했습니다.

주민들도 정부 사업에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한 발 양보하면서
7개월여 만에 대타협이 이뤄졌습니다.

성낙우/부곡법무병원반대대책위 위원장
"100% 만족은 못 해도 법무부에서 최대한
도와주려고 하고 또 우리가 무조건 반대를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

우리 사회 곳곳에서 기피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부곡법무병원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잘 보여준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MBC NEWS 문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