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이원복(71) 덕성여대 총장 - 2017.6.26. 중앙 外

하늘나라 -2- 2017. 6. 26. 21:41



4차 산업혁명 시대, 나무 아닌 숲을 보는 휴마트 인재 필요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인문 전공도 AI·IoT가 뭔지 알아야
취업 도움 되도록 휴마트 인증서 발급
컴퓨터·IT·바이오 공대 내년 신설돼



올해 창학 97년을 맞은 덕성여대는 요즘 공과대학 신설 준비가 한창이다. 컴퓨터학과·IT미디어공학과·바이오공학과 등 3개 학과로 구성될 공대는 9월 첫 신입생(2018학번·130명) 모집에 들어간다


덕성여대는 교양 교육과정도 전면 개편했다. 올해 1학기부터 인성·인문 교육(Humanity)과 ICT 교육(Smart)을 융합한 ‘휴마트 교육(Humart)’을 도입했다. 재학 기간 중 관련 수업·프로그램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에겐 학교 차원의 인증서도 수여한다.
 
이러한 공대 신설과 교양 교육과정 개편은 이원복(71) 덕성여대 총장이 주도했다. 그는 국내의 대표적 스테디셀러인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 총장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 교육도 기존 교육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타 전공에 대한 기본 지식 없이 자기 전공만 아는 ‘전문 바보’를 길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덕성여대의 덕우당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던 이원복 총장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 교육도 기존 틀을 바꿔야 한다. 어떤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덕성여대의 덕우당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던 이원복 총장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 교육도기존 틀을 바꿔야 한다. 어떤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외부 전문가도 초빙해 융합·통섭 교육 강화
 
질의 :취임한 지 2년4개월이 지났다.
응답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웃음) 밖에서는 쉽게 말하는 개혁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소통이 필요한지 절감했다. 세상이 변하니 대학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시류에 휘말린 변화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내실을 강화하는 게 진짜 개혁이다.”
 
질의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고민이 많을 텐데.
응답 :“가장 큰 어려움은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상을 정확히 예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10년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기존 질서와 법칙이 깨질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사는 인재에겐 어떤 변화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 개방성 등이 필요하다.”
 
질의 :덕성여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은.
응답 :나무만 보는 ‘전공 바보’가 아니라 하늘에서 숲을 내려다볼 수 있는 인재, 전공 경계 없는 다방면의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다. 한마디로 인문학적 소양(Humanity)과 ICT 역량(Smart)을 겸비한 ‘휴마트(Humart) 인재’다.”
 
질의 :덕성여대의 휴마트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응답 :“올해부터 교양 교육을 ▶휴마트 ▶학문의 기초 ▶학문의 융합 ▶자기 설계·개발의 4대 역량 중심으로 개편했다. 기존 인문학 위주의 교양 교육뿐 아니라 ‘전문 교양’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인문학 전공자도 사회과학·자연과학·예술 등 각 전공의 기초에 해당하는 과목을 듣는다. 컴퓨터학과 교수,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AI(인공지능)가 뭔지, IoT(사물인터넷)가 뭔지 배우는 식이다. 다양한 기초 전문지식을 통해 융합과 통섭이 가능한 인재로 키우려는 거다.”
 
질의 :학교 차원의 인증제도 도입했던데.
응답 :“‘휴마트 교육 인증’이라고 부른다. 휴마트·감성·체력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학교가 추천한 정규 수업과 프로그램을 기준 이상 이수한 학생에겐 ‘기본 인증서’와 ‘우수 인증서’를 발급한다.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자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잠재력을 길렀다는 보증서다. 취업·진학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거다.”
 
질의 :공대 신설 역시 시대 변화를 염두에 둔 건가.
응답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앞으로 5년 내에 사무 관리와 제조업에서 7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예견했다. 반면 이공계에선 200만 개가 창출된다. 특히 AI·나노기술·바이오 등은 혁신적으로 진화될 거다. 일단 기존의 관련 학과를 컴퓨터학과(신입생 정원 45명), IT미디어공학과(45명), 바이오공학과(40명)로 재편하는 방식으로 공과대학을 구성하려 한다. 향후 단계적으로 발전·육성할 계획이다.”
 
창업도 적극 지원, 교육·컨설팅·사무실 제공
 
질의 :타 대학과 달리 대규모의 학과 통폐합, 정원 조정은 없었다.
응답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론 원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미래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에 어떤 학과·전공이 뜨고 질지를 성급히 판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학과·전공 속의 교육과정, 콘텐트부터 시대에 맞게 개혁하는 게 우선이다.”
 
질의 :창업에도 관심을 쏟고 있던데.
응답 :“요즘 같은 ‘취업 절벽’엔 창업이 희망이다. 우리 학교는 2014년부터 창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여성스마트창작터’의 주관 기관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SK텔레콤·창업진흥원의 ‘SK 청년 비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뿐 아니라 외부의 예비 창업자에게 공간과 교육, 사업화를 위한 컨설팅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번 학기 창업 실습, 기술 사업화 등 5개 과목에 280여 명이 수강 중이다. 졸업생들의 창업도 활발하다.”
 
질의 :취임 당시 통일 교육을 강조했다.
응답 :지난해 2학기부터 사단법인 ‘1090평화와통일운동’과 함께 ‘현대 북한과 통일한국’ 수업을 운영 중이다. 150명이 듣고 있다. 올해 첫 강의에 가서 ‘통일은 늦게 될 수도, 당장 내일이 될 수도 있다. 확실한 건 준비 없이 통일이 된다면 남북 모두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북한과 통일에 좀 더 쉽게 다가서도록 DMZ 견학 등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수업한다.”
 
인근 10개 대학과 ‘울타리 없는 대학’ 협약
 
질의 :인근 10개 대학과 함께 ‘울타리 없는 대학’ 협약을 체결했다.
응답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졌다. 생존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입시·취업박람회, 사회 봉사부터 시작해 강의·학점·시설을 공유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으면 한다.”
 
질의 :새 정부 대학 정책도 변화가 예상된다.
응답 :지난 정부에선 학생 수 감축에 집중했다면, 새 정부는 대학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했으면 한다.”
 
질의 :먼 나라 이웃 나라』 후속편을 기대하는 독자가 많다.
응답 :“대학 총장이 이렇게 바쁠 줄 몰랐다. 임기 중엔 그럴 여유가 없을 듯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중세시대부터 최강의 지역이었지만 우리가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오스만 튀르크, 터키에 대해 쓰고 싶다.”

덕성여대의 휴마트 인증은
● 목표 인문학적 소양(Humanity), 전공, ICT 역량 겸비한 인재 양성
● 방식 4년간 관련 수업 이수 → 학교 인증서 발급
● 기본 인증
① 휴마트 ‘융합 사고와 문제 해결’(수업), ‘이해와 소통’(세미나), 자기 계발 계획, 교수 상담
②감성 기본·심화 영어(수업), 자원봉사
③체력 체육 교과목 중 1과목 수강
● 우수 인증 기본 인증 + 취업·창업 역량(수업), 교양학부 프로그램, 도서관 e러닝, 학생상담센터, 자원봉사, 피트니스, 자격증·인턴십·공모전 등


◆이원복
1946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경기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건축학과에 진학했다. 75년 독일 유학 중인 형들의 도움으로 독일 뮌스턴대로 유학 가 시각디자인과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고1 때부터 만화 연재를 시작한 그는 50여 년 동안 한 번도 마감 시간을 어겨 본 적이 없다. 유학 중 원고료로 폐차 직전의 중고차를 사서 유럽 각국을 여행했는데, 당시의 경험이 81년부터 신문에 연재된 『먼 나라 이웃 나라(그림)』에 담겼다. 『먼 나라…』는 지난해까지 1700만 부가 팔렸다.
 
만난 사람=강갑생 사회1부장, 정리=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이원복(66) 덕성여대 석좌교수 `총장` - 2012.8.2.매경外  http://blog.daum.net/chang4624/5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