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을 털어놓자 직장 동료는 그에게 ‘건강캘린더’ 작성을 권유했다. 박 씨는 “다이어리에 회사 업무나 학습 목표 등 1년 계획을 세우듯 건강 목표와 매달 체크해야 할 질환, 이를 예방하는 건강 관리 요령 등을 적어두고 수시로 점검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큰 질환을 앓은 뒤 의사의 조언에 따라 건강 스케줄을 짰다. 이제는 스스로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찾고 수시로 몸 상태와 건강 습관을 계획하는 건강캘린더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었다. 동아일보는 1일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유용한 건강캘린더 작성법을 문의했다.
먼저 다이어리 첫 장에 1년 동안 이룰 ‘건강 목표’를 적는다. 다만 ‘첫째, 매일 운동을 한다’ ‘둘째, 술을 적게 마신다’는 식으로 목표를 단순 나열하면 실천 가능성이 떨어진다. 경영학의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처럼 세밀하게 건강 실천 방안과 시기별 주의해야 할 질병, 건강 수칙 등을 구성하는 게 좋다.
이를 위해 가장 최근 받은 건강검진 기록이나 질환 기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강검진을 받은 지가 오래됐다면 이달이라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자신의 건강을 ‘위협’해 빨리 치료해야 할 부분과 신체 중 ‘약점’을 보완할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며 “이후 자신의 신체 중 ‘강점’을 극대화하는 건강 습관을 어떻게 지속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 건강해질 ‘기회’는 라이프사이클을 감안해 매월 초 한 달 계획을 짠다. 6월은 상반기 회계 결산 업무로 주말 근무가 자주 생길 것이 예상된다면 주중 이틀간 자신의 강점인 근력 강화 운동을 위한 시간을 미리 빼놓는 식이다.
6월에는 음식 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려 그간 끌어올린 체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서다. 독감 예방주사 접종은 10월에 메모해 두면 좋다. 접종 뒤 항체가 생기려면 2주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건강캘린더대로 1년을 보냈다면 연말에 건강검진을 받아 종합점검을 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선우성 가정의학과 교수는 “직장인은 12월 개별 일정이 많은 만큼 11월경 건강을 체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다시 한 해 건강캘린더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