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 기자
- 100자평(24)
- 입력 : 2018.05.02 03:07
日 품질·中 싼값에 밀리던 한국…
이젠 日 싼값·中 품질 공세에 '정반대 쇼크'
18개월 연속 증가하던 수출이 '4월 쇼크'를 맞았다.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과정에서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결정타를 가했다. 한국산 제품은 중국산보다 가격이 높지만 품질이 좋았고 일본산보다 품질은 못 미쳐도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기술 개발로 품질을 높이고 일본이 '엔저(円低)'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한국 수출의 강점이 약화되고 있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아직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를 빼면 대다수 업종이 중국과 선진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의 햄 같은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미국에 환율 개입 억제를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2~3년 안에 900원대 '환율 뉴노멀(새로운 규범)'이 올 가능성이 크다"며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수출이 초토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거의 전 업종 수출 악화
수출 부진을 겪는 품목은 자동차·휴대폰·가전·디스플레이·선박 등으로, 반도체를 뺀 한국의 대표 먹거리 산업이 다 포함돼 있다. 자동차 대표 기업인 현대차는 2010년 도요타 리콜 사태로 미국에서 일본차 판매가 급감했을 때, 일본차를 대체할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차로 부상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최근 엔저와 원화 강세가 동시 진행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희석되고 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도요타 캠리가 엔저를 바탕으로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넣고 있다"며 "반면 쏘나타는 환율 때문에 가격 조정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쏘나타와 캠리의 미국 판매가격 차이는 1445달러(약 155만원)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분기 미국 판매량이 작년 1분기보다 7% 감소했지만, 도요타는 7.4% 증가했다.
휴대폰, 가전, 디스플레이의 지난달 수출이 각각 55%, 20%, 16%씩 감소한 것도 원인은 중국산 공세와 원화 강세다. 중국 하이얼의 냉장고·세탁기와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등은 가전시장에서 싸면서도 쓸 만한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회복 기대감을 갖고 있던 조선업은 환율 때문에 수주가 힘들어져 아예 생존 기반이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출 자체의 감소뿐 아니라 원화 강세로 발생하는 환차손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심각하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6508억원)은 18% 감소했다. 환율만으로 800억여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제출한 2017년 감사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외화 금융 자산 가치는 2781억4000만원 줄어든다"고 밝혔다.
◇ 900원대 환율 '뉴노멀' 오나
문제는 앞으로 원화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평균 1130.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부터 빠르게 하락해 현재 1070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 은행들이 전망한 내년 1분기 환율은 평균 1042원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2021년 10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아져 원화 강세는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2008년 마지막으로 봤던 900원대 환율이 또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심리적인 마지노선(1000원) 아래로 내려가면 수출 전반이 초토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출 시장에서 우리의 주요 경쟁자인 일본은 2012년 등장한 아베 총리가 대대적인 양적 완화 조치로 엔화 가치 하락을 이끄는 수출 강화 전략을 쓰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미국은 이상하리만큼 일본의 엔저를 관대하게 용인하고 있다"며 "아직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우리 제조업의 성장에 환율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독일 일자리·수출 70% 책임지는 가족 기업 '미텔슈탄트' 승계 위기
출산율 줄고 일자리 넘쳐나자 창업자 후손도 대기업 입사 선호
주인 못 찾은 우량 기업들 중국 등 외국자본이 속속 인수
제조업은 겨울 '급락 쇼크' - 2018.5.1. 조선 http://blog.daum.net/soonchang4623/2504
'지구촌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년 만에 실업률 3%대… 미국은 골디락스 국면?-2018.5.7.중앙外 (0) | 2018.05.08 |
---|---|
일본의 지방 소멸 / 고미석- 2018.5.7. 동아 外 (0) | 2018.05.08 |
[스크랩] `평화`를 외치는 사람이 우리의 적 - 20180427 지만원 (0) | 2018.04.28 |
[스크랩] 인지연(42) 변호사, NANK 대표/마크롱 프랑스 대통령-2015.5.18.배나外 (0) | 2018.04.16 |
미국 중앙일보, 탄핵역풍 맞아 폐간 확산 - 201804012 MFN外 (0) | 2018.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