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실업률, 일본의 2배 넘는 이유는…
'韓銀 경제보고서' 원인 분석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박상준 교수와 한국은행 김남주·장근호 부연구위원은 5일 발표한 'BOK(한국은행) 경제연구' 보고서 '한국과 일본의 청년실업 비교분석 및 시사점'에 대기업·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높은 청년 실업률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초봉도 높고 임금도 많이 오른다는 이유로 '오직 대기업'에만 들어가려고 애쓰는 청년이 많아 전반적인 청년 실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대기업 노조가 임금 인상을 주도하는데, 대기업만 연봉이 많이 오르는 현상이 청년 실업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분석 결과 일본 중소기업 임금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대기업의 80% 수준을 유지해 왔다. 반면 한국 중소기업 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55%였다. 정규직만 놓고 비교해도 대기업은 월 임금이 398만1000원(2017년 기준), 중소기업은 263만8000원으로 66% 수준이다. 초봉 역시 대기업이 4075만원, 중소기업은 2532만원으로 격차가 크다.
특히 최근 5년간 일본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비슷한 흐름을 보여온 반면, 한국에선 대기업 임금인상률이 중소기업의 3.5배 수준에 달했다. 중소기업연구원 분석 결과 지난 2010~2015년 일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각각 12%, 10%(달러 환산 기준)로 대기업이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은 대기업 연봉이 29% 오르는 사이 중소기업 연봉이 8% 오르는 데 그쳤다. 초임과 임금 인상 속도를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직장 생활 시작 후 5년 후, 대기업 취업자 월급 통장엔 437만원이 들어오지만 중소기업 월급은 227만원에 머무르게 된다. 연구팀은 "이런 이유로 한국 청년 구직자들은 실업자로 있는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선택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기업 일
자리가 일본보다 턱없이 부족해 대기업 취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 전체 취업자 중 대기업(공무원 포함)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일본은 대기업 취업자가 전체의 32%가 넘는다. 김남주 위원은 "한국은 대기업·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클 뿐 아니라 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제한돼 청년층의 실업 기간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