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허규현(69) 가나상사 대표 - 2017.3.22.조선

하늘나라 -2- 2017. 3. 22. 22:46



뻥튀기 팔아 1억 기부 "나눔은 곧 사랑"



가나상사 허규현 대표,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 회원 돼
"나 같은 소년소녀 가장 돕고 싶어"


"뻥튀기 장사하면서 고생하고 살았더니 이젠 어려운 사람을 돕자는 생각을 한 거예요."

아이스크림 대리점인 가나상사 대표인 허규현(69·사진)씨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대한적십자사에 1억원을 기부하고 오는 23일 정식 전달식을 갖는다. 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충남 1호 가입자다. 허씨는 21일 "못 먹던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어려운 이웃이 먼저 생각났다"고 했다.

허규현씨
/대한적십자사


충남 부여 출신인 허씨는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는데 집안 사정이 어렵다 보니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는 자퇴했다. 24세에 결혼하고 트럭 몰며 장사해서 번 돈으로 시작한 과일 도매 사업을 냉해(冷害)로 접으면서 빚만 잔뜩 졌다. 재기한다고 35세 되던 해 시작한 일이 뻥튀기 장사였다. "처음 3년 동안은 밥을 해 먹어본 적이 없어요. 쌀 살 돈이 없었거든요."

허씨가 새벽 6시부터 해 저물어 깜깜해질 때까지 마을을 돌며 뻥튀기를 팔 동안 아내는 파출부로 일했다. 아내가 얻어오는 밥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했다. 그렇게 악착같이 모아 빚을 갚고 뻥튀기에다 스낵·라면·아이스크림 등을 가져다 팔면서 1999년에 지금의 가나상사를 차렸다.

허씨는 "살면서 가지게 된 것들을 나누며 사는 게 이치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2000년부터는 매년 저소 득층 100~200명에게 20㎏짜리 쌀 한 포대씩을 전달했다. "나눔은 곧 사랑"이라는 허씨는 "어렸을 적 나처럼 지금도 고생하는 소년소녀 가장을 돕고 싶어 이번에 1억원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내 이웃에게 작은 손 내밀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10년 안에 아내도 1억원을 기부해 부부가 함께 아너스 클럽 회원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