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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채(鄭義采·92) 몬시뇰 '천주교 지성' - 2017.4.14.조선外

하늘나라 -2- 2017. 4. 15. 21:57



새싹 돋는 부활절은 하느님 선물… 평양 신자 위해 매일 기도




[부활절 특별 인터뷰… 천주교 원로 정의채 몬시뇰]



"새 대통령은 안보부터 챙기고 남에게 의탁 안할 각오 있어야
좌·우파는 상대 존재 인정 필요
이제 共存·共助·共榮 시대… 젊은이 세계 누비도록 도와야"



천주교 정의채(鄭義采·92) 몬시뇰의 서울 선릉로 사제관 낮은 장롱 위엔 작은 십자가와 초, 성수(聖水)를 담은 유리병이 놓여 있다. 10여 명의 사제가 함께 사는 사제관 1층엔 경당이 있지만 그는 "가끔 혼자 이곳에서 미사를 드린다"고 했다. 정 몬시뇰은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지성이다. 로마 우르바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가톨릭대와 서강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웬만한 신부들은 다 내 제자"라고 말할 정도다.

평북 정주 출신으로 함남 원산 덕원신학교 재학 중 북한이 공산화되면서 학업을 중단했고, 피란을 내려오다 생사(生死)의 고비를 수도 없이 넘겼다. 그는 "위협이 다가오면서 처음엔 '사제로서 1년만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공산군이 내 이마에 권총, 배에 따발총 부리를 갖다 댔을 때는 '하루만이라도 사제로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는데, 무사히 월남해 1953년 사제품을 받고 지금까지 미사를 드릴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고 했다.

부활절(16일)을 맞아 13일 오전 정의채 몬시뇰을 만나 예수 부활의 의미와 최근 상황을 들었다.

천주교 지성 정의채 몬시뇰은 “요즘도 매일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 기도하고 묵상한다”며 “특히 요즘은 상황이 워낙 엄중해서 6·25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지성 정의채 몬시뇰은 “요즘도 매일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 기도하고 묵상한다”며 “특히 요즘은 상황이 워낙 엄중해서 6·25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올해 부활절은 어떤 마음으로 맞으십니까.

"부활절을 맞을 때마다 하느님의 섭리를 느낍니다. 매년 부활 주일쯤이 되면 겨우내 죽은 것 같았던 나무들이 일제히 소생합니다. 그늘진 곳에 있는 풀도 다 새싹이 나오고요. 이런 기쁨과 은혜는 신자들뿐 아니라 모두에게 주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물론 신앙인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 깊게 다가오겠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평양의 신자들을 생각하며 매일 기도합니다."

―천주교와 개신교에서는 성탄절보다 부활절을 더 중요시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모든 생명의 탄생은 소중한 것입니다. 하물며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탄생하신 것은 인류 구원의 시작이기에 너무도 기뻐할 일이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조차 극복하시고 다시 살아나셨기에 더욱 기쁜 것이지요. 누구나 예수님의 규범을 따라 살면 다 같이 예수님과 같은 길을 갈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의 창조 목적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부활을 예수님 성탄의 완성으로 보기에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상황은 복잡합니다. 대통령 선거는 1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도 심각합니다.

"북한은 공산주의라는 발판 위에 건설된 왕조 국가입니다. 혈기 왕성한 절대 권력자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은 적화통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핵을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합니다. 안보에 관해서는 남에게 의탁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어떤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가겠다'고 했다는데 위험한 생각입니다. 과거 영국 체임벌린 총리가 히틀러에게 속았고, 김구 선생도 김일성의 평화 공세에 이용당했습니다. 저는 좌·우파가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눈도 귀도 좌우가 함께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좌파 분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우(右)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새 대통령은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할까요.

"무엇보다 안보를 우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위기일수록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2차대전 당시 영국의 처칠 총리는 포탄이 떨어지는 가운데에도 항만을 거닐면서 부상자들을 돕고 노약자를 돌봤다고 합니다. 대선 주자들이 그렇게 국민 속으로 들어가 소통할 때 국민은 하나가 될 것입니다. 겉으로는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끼리끼리 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봐왔습니다."

―몬시뇰님은 항상 한국의 미래는 밝다며 희망을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진학, 취업, 결혼 등의 삶의 고비마다 문턱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젊은이들이 희망입니다. 우리는 늘 내부에선 다투고 갈등을 겪다가도 마지막 순간 극적으로 단결합니다. 그런 저력을 믿습니다. 시야를 넓혀야 합니다. 지금은 인터넷 시대이지만 기술 문명의 발전은 곧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전혀 다른 세상을 열 것입니다. 제가 다섯 살 때부터 붓글씨를 배웠는데 한 5년 지나니 연필, 다시 5년쯤 지나니 만년필 시대가 됐습니다. 지금 주판 사용하는 사람이 있나요? 앞으로는 인터넷 정도가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시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그런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세 번째 1000년대(2000년대)는 '공존(共存)' '공조(共助)' '공영(共榮)'의 인류 공통 문화 시대로 바뀔 것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할 일이 많습니다. 젊은이들은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한국은 개도국 가운데 선두이면서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는 나라입니다. 개도국이 선망하는 나라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개도국에서 봉사하고 헌신하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합니다. 대신 요즘 젊은이들은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발적으로 우리의 뛰어난 기술과 예술적 재능을 활용해 전 세계를 누비도록 뒤에서 도와야 합니다. 봉사와 헌신의 힘은 강합니다. 세계가 우리를 존경할 것입니다."

―요즘은 어떤 주제 로 기도하시나요.

"저는 천주교 사제이기 때문에 늘 기도하려고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요즘도 새벽 5시 반쯤 일어나 세수하고 2시간 정도 독서 기도와 묵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평소에는 어린이와 장애인, 빈민, 노인들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요즘은 무엇보다 '이 민족에게 6·25와 같은 또 다른 비극이 없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정의채(鄭義采·85) 몬시뇰, 천주교 원로 - 2010.8.20.조선 外  http://blog.daum.net/chang4624/2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