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김현아(24)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점원 - 2017.4.21.조선

하늘나라 -2- 2017. 4. 21. 22:45




"장애 있어도 커피 내리는 건 베테랑"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입사 5년 차 지적장애 김현아
신입 장애인 직원 교육도 담당


SPC그룹 정직원이 된 지적장애 3급 장애인 김현아씨가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SPC그룹 정직원이 된 지적장애 3급 장애인 김현아씨가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고운호 기자


"어서 오세요. 오늘까지 쿠키 50% 할인 이벤트입니다."

지난 19일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건너편의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고동색 모자와 앞치마를 차려입은 점원 김현아(24)씨가 손님을 맞았다. 메뉴 추천을 부탁하자 "봄을 맞아 새로 나온 그린티 바나나 스무디가 맛있어요"라며 웃었다.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일 처리가 능숙해 보였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서울에 7곳이 있다. 서울시 산하 기관이나 구청 등이 장소를 제공하면 사회복지재단 푸르메재단이 장애인 채용과 운영을 맡는다. SPC그룹은 원두 공급, 제빵 기술 교육을 책임진다. 빵은 모두 경기도 고양에 있는 지적장애인 사회복지법인 애덕의집에서 굽는다.

김씨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의 지점을 이동하면서 근무하고 신입 장애인 직원 교육도 담당한다. 커피를 내리는 일부터 손님 응대, 계산까지 가르친다. 청운동점엔 지적장애인 3명이 일한다. 박민희 점장은 "현아씨가 평소에는 '분위기 메이커'지만 교육할 때는 엄격한 선생님"이라며 "지적 능력이 약간 떨어져 복잡한 계산이나 재고 관리엔 어려움을 겪지만 나머지 업무는 완벽에 가깝다"고 했다.

청운동 본점 2~3층엔 푸르메재단 복지관과 장애인 재활병원이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장애인 부모들은 "우리 아이도 이런 환경에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1년 넘게 근무하면 김씨처럼 SPC그룹 정직원 신분이 되고, 급여도 월 78만원(월 120시간 근무 기준)에서 145만원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7개 지점에서 일하는 장애인 직원 19명 중 7명이 정직원이다.

김현아씨는 쉬는 날에도 종종 가게를 찾아 일을 거든다. 지난 18일엔 유부초밥과 고기볶음을 만들어 와 동료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중국음식점 주방장인 아버지를 닮아 음식 솜씨가 좋은 편이라고 한다. 직장에서 베테 랑인 김씨는 집에선 어머니의 손발 역할을 한다. 어머니는 당뇨 합병증으로 2007년 시력을 잃었고 이틀에 한 번 신장 투석을 받는다. 혼자 집 안에서 돌아다니다 여기저기에 얼굴을 부딪쳐 성한 치아가 별로 없다고 한다.

입사 5년 차인 김씨는 책임지고 가게를 운영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신메뉴도 개발하고 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점장까지 올라갈 수 있겠죠?"





빵과 함께 익어가는 장애인 자활의 꿈  

게시일: 2017. 4. 14.

앵커 멘트

자신만의 기술을 가지고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장애인이라면 더 그럴 텐데요, 지자체와 민간단체, 기업이 힘을 합쳐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훈훈한 현장,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콜릿 빵에 새하얀 생크림을 정성껏 바릅니다.

과일도 올리고 장식도 합니다.

케이크를 만드는 23살 임지현 씨는 지적장애인입니다.

인터뷰 임지현(23살 지적장애인) : "어려운 거는 이렇게 하는 거랑 재미있는 거는 꾸미는 거요."

한 사회복지법인의 작업장.

익숙한 손놀림으로 빵을 만들어내는 이들도 지현 씨처럼 빵과 인연을 맺은 장애인들입니다.

모양도, 맛도 다양한 빵이 카페 진열대에서 손님을 기다립니다.

녹취 "안녕하십니까. 행복한 베이커리입니다."

주문을 받고 능숙하게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주정환 씨도 지적장애인.

3년 전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구정환(장애인 바리스타) : "포스(계산대) 보는 거 재미있고 음료 만들 때도 재미있어요."

5년 전 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시작한 제과제빵 기술교육이 카페 개장으로 이어진 겁니다.

그 사이 매장도 7개로 늘었고,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빵 매출도 부쩍 올랐습니다.

인터뷰 고현주(SPC 행복한재단 과장) : "110여 명이 장애인 직업교육을 받았고 이 가운데 40여 명이 제과제빵 작업장에 취업을 해서 당당한 직업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과제빵 교육부터 취업까지. 사회복지법인과 민간단체, 지자체와 기업이 힘을 모아 ''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녹취 "행복한 베이커리입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