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김민영(26) ‘소녀방앗간’ 식당 대표 - 2017.5.4.동아 外

하늘나라 -2- 2017. 5. 5. 22:40




힐링 밥상으로 취업난 청년들 위로



[청년드림] 청송 농가와 상생 꿈꾸는 ‘소녀방앗간’ 식당 김민영 대표
‘소녀방앗간’ 김민영 대표가 경북 청송 어르신들이 키운 농산물로 만든 한 끼 식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 성동구에 오래된 연립주택과 건물들이 늘어선 좁은 골목 끝에는 ‘소녀방앗간’이란 식당이 있다. 식당 문을 열자 앳된 얼굴의 사장이 반겨준다. 고소한 들기름으로 반찬을 갓 만들어내는 사람은 이 식당 대표 김민영 씨(26·여)다.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19세 때부터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지쳐 있던 시절. 몸과 마음을 달래려 김 대표는 어느 날 훌쩍 배낭을 메고 지인이 알려준 경북 청송에 내려갔다. 2014년 여름의 일이다. 

그곳에서 만난 시골 어르신들은 취업난과 각박한 도시 생활에 상처받은 청년에게 거리낌 없이 소박한 한 끼 식사를 만들어 줬다. 어르신들이 손수 담근 된장·고추장, 투박하지만 속을 따뜻하게 채우는 국과 반찬들은 김 대표에게 ‘위로의 한 끼’였다.

당시 어르신들의 청정 농산물은 마땅한 유통 판로를 찾지 못해 창고에서 상해가고 있었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서울에서 제값 받고 팔아 보겠다”며 갖가지 농산물을 들고 상경했다. 무작정 시장 한가운데 좌판을 깔고 농산물을 팔았다. 하지만 손님들은 좌판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심기일전해 2014년 11월 연 식당이 ‘소녀방앗간이다. 가게 한쪽엔 청송 어르신들의 이름을 따서 식재료를 팔고, 다른 한쪽에선 식재료로 만든 한 끼 식사를 팔았다. ‘방위순 할머니 간장으로 맛을 낸 산나물밥’ 등이 그것이다. 자신처럼 상처받은 청년들을 위해 한 끼 식사를 만들어 팔겠다는 결심이 메뉴 하나하나에 배어 있다.
생전 요리 한 번 배워 본 적 없는 김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조리법을 배워 그럴싸한 시골밥상을 만들어 낸다. 고추장이 아닌 고춧가루로 맛을 낸 제육볶음, 매실청으로 버무린 장아찌, 겨울 햇살에 말린 시래깃국 등 시골 할머니가 해줄 법한 반찬과 국이다. 이렇게 만든 한 끼 식사는 6000∼8000원 선이다. 어르신들에게 이윤을 더 많이 되돌려주는 대신 본인이 챙기는 이윤은 낮췄다. 김 대표의 시골 밥상은 입소문을 탔고, 위로가 필요한 2030세대들이 소녀방앗간을 찾았다. 2년 만에 서울에만 7개 지점을 냈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 창업 이유가 푸대접받던 어르신들의 농산물이 제값 받도록 하자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돈을 벌 생각이면 이 식당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지난해 10월 경북 청송에서 40여 명 어르신이 버스를 전세 내 이곳을 찾기도 했다. “시골 노인들이 좋아하는 농산물이 서울 청년들에게 인기 있다”는 말을 믿기 어려운 순박한 어르신들이었다. 어르신들은 “우리를 신경써줘서 고맙다”며 김 대표의 손을 꼭 잡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시골 생산자와 도시 창업가의 상생을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시골 어르신들은 무능하고 시대에 뒤처진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한 생활의 지혜로 현대인들을 위로할 힘을 갖고 계신다. 이분들이 지은 밥으로 지친 청년들을 위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은지 wizi@donga.com·김단비 기자



 


olivefoodfestival 올푸페에서는 뭐먹지? - 소녀방앗간 170131 EP.1  

게시일: 2017.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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