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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마산의 눈물'… 700t급 크레인 해체 시작-2016.12.20.조선外

하늘나라 -2- 2016. 12. 20. 23:06




조선업계 '마산의 눈물'… 700t급 크레인 해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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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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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2.20 03:00      


    270억 들여 만든 '造船의 상징'…

    국내 팔 곳 없어 헐값에 해외로


    '마산의 눈물'. 지난달부터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인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성동산업 마산조선소의 700t급(인양 능력 기준) 골리앗 크레인에 붙은 별명이다. 이 크레인은 자체 무게만 3200t, 높이는 105m나 된다. 성동산업은 2008년 270억원을 들여 이 크레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회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채권단이 2013년 경매로 내놨다. 법원 경매에서 감정가가 190억원으로 나왔지만 불황에 시달리는 국내 조선업계에서 이만한 대형 설비를 사겠다는 곳은 없었다. 가격을 30억원까지 내렸지만 국내에서는 매입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루마니아의 한 조선소가 최근 이 크레인을 헐값에 매입했다. 철거업체 관계자는 "정확한 계약 금액을 밝히긴 어렵지만 루마니아 업체가 크레인 해체·운송·재설치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형태로 감정가보다 훨씬 싸게 크레인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철거업체는 올해 말까지 크레인을 전부 해체한 후 바지선에 실어 루마니아에 보낼 예정이다.

    이사 준비하는 골리앗 - 크레인 1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에 있던 7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철거되고 있다. ‘마산의 눈물’로 불리는 비운의 크레인이다.
    이사 준비하는 골리앗 - 크레인 1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에 있던 7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철거되고 있다. ‘마산의 눈물’로 불리는 비운의 크레인이다. /연합뉴스

    이 크레인이 '마산의 눈물'로 불리게 된 건 '말뫼의 눈물' 때문이다. 스웨덴 말뫼는 한때 세계적인 조선소인 코쿰스가 있던 도시다. 하지만 조선산업 쇠퇴로 코쿰스는 2002년 1500t급 높이 128m짜리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넘겼다. 당시 이 크레인이 울산으로 출항하던 날 스웨덴 국영TV는 장송곡을 배경음악으로 깔면서 '말뫼가 울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때 세계 조선업계를 주름잡던 스웨덴 조선산업의 상징이었던 이 크레인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말뫼의 눈물이 이제 우리 얘기가 됐다"며 "조선업 불황이 금세 개선될 상황이 아니어서 또 어느 지역에서 또 다른 '눈물'을 흘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골리앗 크레인 해체에 앞서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12만726㎡)는 조각조각 잘려 팔려 나갔다. 기계·항공기·원자력 부품 등 조선산업과 상관없는 업체 20곳이 조선소 터를 사들여 크레인 해체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부터 공장을 지어 입주할 예정이다. 조선소 터는 1972년부터 조선소가 선박 또는 선박 구조물을 만들던 곳이었다.




    [앵커&리포트] 조선소 크레인 해체…한국판 ‘말뫼의 눈물

    게시일: 2016. 12. 20.

    앵커 멘트

    '말뫼의 눈물'을 들어보셨습니까.

    2002년, 경쟁력을 잃은 스웨덴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는 높이 128미터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았습니다.

    크레인이 해체되던 날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고, 이는 '말뫼의 눈물'로 기록됐습니다.

    한국에 온 이 크레인은 조선업 '세계 1위'의 기억을 함께했습니다.

    그로부터 14년, 상황이 바꼈습니다.

    우리 조선소에 있던 대형 크레인이 루마니아로 이동하기 위해 해체되고 있습니다.

    한국판 '말뫼의 눈물'이 현실화됐습니다.

    조미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조선소.

    총 중량 3,200t, 높이 105m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됩니다.

    이 크레인이 팔려갈 곳은 루마니아 조선소.

    계약금도 못 받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해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크레인 해체업체 직원 : "(왜 마산의 말뫼의 눈물이에요?) 이거 없어짐으로해서 2천 명이 갈 데 없잖아요. 고정수입이 없어지고. 골리앗 크레인이 조선의 상징인데 철거돼서 없어진다는 건 피눈물 나는 일이죠."

    한때 8천 명 넘는 직원이 일했던 한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

    일거리가 없어 한 명 두 명 떠나다보니 빈 집만 늘고 있습니다.

    125가구 가운데 남은 건 단 10가구!

    녹취 이윤재(신아sb 관리팀 직원) : "다른 곳을 옮겨가면서 일을 해도 임금이 계속 체납이 되고 월세도 못 내시고, 다른 사채도 쓰신 것 같고."

    조선소 근로자가 찾던 아파트 앞 상가 점포도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국밥집 1곳만 불이 켜졌지만 손님이 없어 하루 10그릇 팔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정규(조선소 인근 식당 주인) : "조선소가 통영 시내를 다 (먹여)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당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없지 텅 비었어요."

    중형 조선소 세 곳이 모여 불야성을 이뤘던 곳.

    근로자 만 명이 일했던 동네지만 지금은 골목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녹취 김정자(조선소 옆 슈퍼마켓 주인) : "통영사람들 다 죽게 됐어요. 원룸에(입주민이) 한 두 집 그것밖에 없어요."

    정규직 용접공으로 15년을 일했던 43살 옥남석 씨는 지난 3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굴 채취장에 겨우 부업 자리를 얻었지만 비 오는 날은 이조차 쉴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옥남석(전 조선 근로자) : "내 직장이 없어지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일용직으로 다니다 보니까 가정생활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만 2천여 명.

    통영과 거제지역의 실업자도 지난해보다 4만 천명이 늘었습니다.

    조선 실직자들은 하루 벌이로 겨우 생계를 잇습니다.

    녹취 통영 조선 근로자 : "(제일 힘든 건 뭔가요?) 일이 없으니까 먹고 사는 게 힘들지. 이건 열흘 하면 끝나는 일인데. (오늘 뭐 사셨어요?) 콩나물 천 원, 미나리 천 원."

    한국 조선산업을 대표하던 상징물 크레인이 해체되듯 조선 산업의 위기는 지역 경제를 걷잡을 수 없이 쇠락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말뫼의 눈물' 13년 후 한국의 눈물로 - 2016.4.18.중앙 外  http://blog.daum.net/chang4624/1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