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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조화장에 빠진 10대, 이젠 편의점 - 2018.1.9.동아 外

하늘나라 -2- 2018. 1. 12. 20:55




색조화장에 빠진 10대, 이젠 편의점으로 간다


유튜브 화장법 동영상보고


女초중고생 30% "매일 색조화장"



중학교 1학년인 김모 양(14)방과 후 친구들과 올리브영 같은 로드숍으로 화장품을 보러가는 것이 취미다. 그동안 일정 시간 동안 입술색이 유지되는 립 틴트만 사용했지만 최근엔 피부 톤을 보정해주는 쿠션 팩트 제품에도 눈을 떴다. 김 양은 “부모님은 선크림만 바르고 다니라고 하시지만 피부를 화사해 보이게 하려면 쿠션 팩트가 필수”라며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뺏길까 봐 비싼 제품을 못 사고 주로 문구점이나 다이소에서 파는 싼 화장품을 산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송모 양(15)중학교 1학년 말부터 입술 화장과 함께 눈 화장을 시작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나오는 눈 화장법 동영상을 보고 열심히 따라해 이제는 성인 못지않게 잘 그린다. 눈 화장용 제품만 10개를 갖고 있다. 송 양은 “생일에 화장품 키트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말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대 이상 성인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색조 화장품을 사용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토너와 로션 같은 기초화장품을 바르던 10대 청소년들이 입술과 눈 화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10대를 겨냥한 색조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초중고교생 3명 중 1명은 매일 색조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초중고교생 47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색조 화장을 매일 한다는 응답이 30.5%, 주 1회 이상 한다는 응답이 65.4%였다. 연령별로는 초등학생 42.2%, 중학생 77.6%, 고등학생 73.4%가 주 1회 이상 색조 화장을 한다고 대답했다. 

10대들의 화장이 늘면서 최근 편의점이 10대 청소년의 화장품 구매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화장품 업체 토니모리와 손잡고 전용 색조 화장품 ‘러비버디’를 출시했다. 피부 톤을 정리하는 ‘톤업크림’, 눈을 커 보이게 하는 ‘마스카라’ 등 6종으로 구성했다. 가격은 3900∼5500원으로 기존 화장품보다 저렴하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10대를 주요 타깃으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10, 20대를 위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 ‘0720’을 선보인 세븐일레븐도 화장품을 사러 오는 10대들의 방문이 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0720’의 지난해 3분기(7∼9월), 4분기(10∼12월) 매출은 전 분기보다 각각 123.7%, 78.4% 올랐다. 세븐일레븐은 색조 화장품 판매 점포 수를 초반 30여 곳에서 550곳으로 늘렸다.

10대뿐만 아니라 5∼9세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화장품 수요도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어린이 화장품은 2015년과 2016년에도 전년 대비 각각 94%, 251% 매출이 늘었다. 특히 어린이용 립스틱과 매니큐어 매출은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어린이들이 인터넷으로 직접 물건을 사기 힘든 만큼 자녀가 요구해 부모가 사준 경우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10대를 위한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유명 화장품 제조업체와 협력해 만든 제품이라 믿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은보라 GS리테일 화장품MD는 “10대가 색조 화장품의 고객층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의 유해성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면서 “유해 성분이 없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란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0대의 화장이 일탈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또래 문화’가 됐다고 지적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엄마 화장품을 화장대에서 몰래 꺼내 발라보던 과거 세대와 달리 요즘 10대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미디어를 통해 화장법을 자주 접하면서 화장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고 분석했다.


피부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색조 화장이 피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화장품 사용법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전 대변인(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화장품도 넓은 범위에서는 유해물질이 될 수도 있으며 화장하는 나이가 점점 어려진다는 것은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이라며 “10대들이 화장을 못 하게 막지 못할 거라면 부모가 화장품 성분에 대해 잘 살펴본 후 알려주고, 올바른 화장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서 clue@donga.com·강승현·손가인 기자



 


MBC충북 NEWS 170313 '화장은 필수' 학교는 고민 중  

게시일: 2017. 3. 13.

◀ANC▶
청소년들의 화장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이제 또래 문화가 될 정도로 보편화 됐는데요.

과거보다 학생 인권 존중되는 방향으로
교육 현장이 바뀌면서
학생들의 화장을 막을 수도, 놔둘 수도 없는
학교는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정재영 기자. ◀END▶ ◀VCR▶

수업을 마치고 거리에 나온 학생들.

화장으로 한껏 멋을 낸 여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복을 입지 않았다면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 ◀INT▶마지원/임소연/고등학생
"외모 컴플렉스도 가릴 수 있고, 자신감도"

화장품 가게는 빼놓지 않고 들르는 필수 코스.

손님 열에 일곱은 청소년일 정돕니다.

◀INT▶신혜경/화장품 가게 점원(PIP)
"연한 색상, 만 원을 넘지 않는 제품들 위주"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화장품을 물어봤습니다.

틴트와 블러셔 등 색조 화장품을 가진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화장 경험이 있는 학생이 대부분인데,
1/3 이상은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INT▶손서인/고등학생
"공부와 아무 상관없는 개성, 자기 만족이다."

화장 허용 여부는 학교마다 다른데
제품이 워낙 다양해 기준을 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INT▶나종관/고등학교 학생복지지원부장
"색조가 있는 거 없는 거, 다 알기도 어렵고"

아예 올바른 화장법을 알려주거나,
부모 동의가 있으면 허용하는 학교도
있을 정도.

어떤 것이 더 학생을 위한 것인지
학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