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12×19, 2번 15×18, 3번 13×15….”
계산능력 필수인 건설업 특성 반영
이중근 회장, 두뇌활용 취지로 제안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부영 태평빌딩(옛 삼성생명 빌딩) 대강당에 난 데 없이 인도식 구구단인 ‘19단’이 울려퍼졌다. 부영그룹 직원 5명은 사회자 질문에 맞춰 각자의 칠판에 하나하나 답을 채워나갔다. 총 20문제에 대한 답을 적는 데 1분이 채 안 걸렸다. 채점자가 점수를 매기는 동안 장내는 조용했고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사회자가 “만점자는 4명”이라고 발표하자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결국 한 문제를 추가로 제시해 답을 빨리 적는 순으로 수상자를 가렸다.
9일 오전 열린 부영그룹의 2017년 시무식 풍경이다. 이날 부영은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9단 경연대회를 열었다. 19단은 ‘9×9=81’로 끝나는 구구단보다 고난도인 곱셈법으로, ‘19×19=361’까지 확장한 것이다. 국내에는 2004년 정보통신(IT) 강국인 인도 학생들의 전통 수학학습법으로 알려지며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19단 경연대회는 숫자를 다루는 건설업계 특성상 임직원의 연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중근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이 스마트폰이나 로봇에 의존하기보다 두뇌를 활용하라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연대회에는 총 46명이 지원해 조별 예선을 거쳐 본선 진출자 10명이 선발됐고, 본선과 결승을 거쳐 수상자 5명이 최종 선정됐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