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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몰래 남을 도웁시다 '성철 평전/김택근' - 2017.1.13.조선外

하늘나라 -2- 2017. 1. 13. 22:04





"남 몰래 남을 도웁시다"



현대불교의 巨木 성철 스님, 삶과 사상 재구성한 평전 출간


"白日杲杲中(쨍쨍한 해가 푸른 하늘에 빛나고 빛나며)/千深海底魚生角(천 길 바다 밑에서 고기는 뿔이 돋아나네)/趙州雲門却迷路(조주 운문 스님은 도리어 길을 헤매고)/萬朶산호광찬란(만 갈래 산호 가지는 그 빛이 찬란하네)."

전국 각지에서 수행하다 다시 해인사로 돌아온 1966년 무렵의 성철 스님.
전국 각지에서 수행하다 다시 해인사로 돌아온 1966년 무렵의 성철 스님. 이듬해 해인사 방장에 취임한 스님은 유명한‘백일법문’을 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1992년 1월 말 성철(性徹·1912~1993) 스님이 급성 폐렴으로 부산 동아대병원에 입원했을 때 남긴 게송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시는 최근 발간된 '성철 평전'(김택근 저·모과나무)에 수록됐다. 12일 간담회에서 성철 스님의 상좌 원택 스님(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은 "큰스님은 한문으로 시를 쓰시다 마지막 다섯 자는 힘이 달려서 한글로 쓰셨다"며 "그동안 망설이다 평전에 수록하며 공개했다"고 말했다. 성철 스님은 이 시를 통해 중국 선(禪)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조주 스님과 운문 스님은 "길을 헤매고 있다"며 자신의 수행에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스님은 이 시를 남긴 이듬해인 1993년 11월 4일 입적했다.

'성철 평전'김택근 작가가 책에 소개한 참고문헌만 92종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 답사를 거쳐 700쪽에 육박하는 분량으로 완성했다.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나 해인사에서 입적하기까지 일제와 해방, 6·25전쟁, 4·19, 5·16, 5·18 등 격동의 현대사를 관통한 현대불교의 거목 성철 스님의 삶과 사상을 촘촘하게 재구성했다. 성철 스님의 일대기는 그동안 이청, 정찬주씨 등의 저술이 있고, 원택 스님'시봉이야기'를 펴낸 바 있지만 평전 형식은 처음이다. 감수를 맡은 원택 스님이 작가에게 당부한 것은 한 가지, "절집 담 밖의 이야기를 많이 적어달라"는 것이었다.

자료를 뒤지고 발품을 팔았지만 한계는 있었다. 김씨는 "행적을 완벽하게 복원하고 싶었으나 기록의 부족으로 곳곳에 빈칸이 남았고, 사상의 핵심을 이해하긴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가령 성철 스님이 1940년 깨달음을 얻은 후 첫 오도송을 읊은 곳이 동화사 금당선원인지 은해사 운부암인지 특정하지 못했다. 또 1940년대 말 문경 봉암사 결사가 흩어지게 되는 과정, 10년간 암자 주변에 철조망을 두르고 수행한 파계사 성전암을 나올 때의 모습 등은 숙제로 남겼다. 고려시대 지눌 스님의 '돈오점수'에 대해 성철 스님이 '돈오돈수'로 논박한 이른바 '돈점 논쟁'에 대 해서도 작가는 "기본적으로 성철 스님의 사상을 충실히 전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김씨는 성철 스님의 삶과 사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세 마디를 "자기를 바로 봅시다" "남모르게 남을 도웁시다"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했다. 그는 "이기적인 삶, 도덕적으로 타락한 이 시대에 스님의 삶이 맑은 기운, 선한 기운을 불러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철(性徹·1912~1993) 스님 - 2009.9.19.조선 外  http://blog.daum.net/chang4624/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