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묵인희(53) 서울대 의대 교수 '치매' - 2016.7.11.조선 外

하늘나라 -2- 2016. 7. 11. 18:59




辛格浩 회장 복용해온 '치매 치료제'는 6개월 효과 있는 '증상 완화제'



[알츠하이머병 연구로 '여성생명과학상' 받은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


"머리 많이 썼던대처 총리·레이 대통령 치매 걸린 까닭, 위험 유전자 있었을 듯"

"4개월 나이에 치매 걸리도록 유전자 조작된 실험용 쥐
한 마리당 400만원에 거래… 인간 아닌 동물도 치매 걸려"



알츠하이머병(치매)을 20년간 연구해온 묵인희(53) 교수가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을 받았다. 서울대 자연대 동물학과(현 분자생물학과)를 나와 미국 애리조나대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한 그녀는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녀를 인터뷰하는 시점에, 신격호(96)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10년부터 치매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치매는 완치나 회복이 되는가?

"현재로는 안 된다. 시판 중인 치료제는 '증상 완화제'에 불과하다. 진행을 지연시킬 뿐이다."

―얼마나 효과가 유지되나?

"초기 6개월쯤이다. 우리가 기억과 학습 능력을 갖는 것은 뇌 속 신경세포가 다양한 신경 전달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증상 완화제'는 신경 전달 물질이 오래 머물도록 도와준다. 신경세포가 살아있는 초기 환자에겐 얼마간 효과가 있으나, 신경세포가 죽고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소용이 없다. 치매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대부분 신경세포의 죽음이 진행된 뒤라 사실 효과를 보기 어렵다."

―신격호 회장이 복용하고 있었다는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Aricept)'는?

"치매 치료제라기보다 인지(認知) 기능을 개선하는 약물이다. 앞서 설명대로 신경 전달 물질의 기능을 최대한 오래 머물게 해주는 거다."

―신 회장은 6년째 복용했다는데, 증상 완화제의 효과는 6개월밖에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통상 '아리셉트'는 치매 초기에 반짝 효과가 있고, 중기 이후에는 다른 약을 처방한다. 만약 치매라면 그 약을 6년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분이 아직 치매 중기가 아닐 수도 있겠고…, 환자 상태를 몰라 코멘트하기 어렵다."

―알츠하이머병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다고?

"유전자 조작을 해서 4개월 나이에 치매 증상을 나타내는 쥐를 만든다. 유전자 조작이 된 실험용 쥐를 미국에서 사오려면 한 마리당 400만원쯤 한다. 우리 실험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치매 증상을 나타내는 실험용 쥐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

묵인희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병률은 정상인에 비해 두 배나 된다”고 말했다.
묵인희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병률은 정상인에 비해 두 배나 된다”고 말했다. /최보식 기자


인간과 쥐는 뇌 용량과 진화 정도가 다를 텐데?

"쥐의 뇌에 인간의 알츠하이머병 유발 원인 유전자를 넣어주지만 꼭 같지는 않을 거다. 다국적 제약기업에서는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개와 원숭이 실험까지 한다."

―인간이 아닌 동물들도 치매를 앓나?

"반려견의 치매가 문제 되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치매가 발병하기 전에 일찍 죽었는데, 요즘에는 보살핌을 받아 반려견이 오래 살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노화가 가장 큰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고, 개를 비롯해 원숭이, 돼지 등도 치매 증상을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급증은 결국 고령화 때문인가?(국내 치매 환자 수는 54만755명. 2050년에는 271만 명까지 예상됨)

"그렇다.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인간은 통상 65세 이후 발병하는데?

"통계적으로 그렇다. 지금은 영양이 좋아지고 운동에 신경 쓰고, 건강 검진을 받게 되면서 나이의 기준이 바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는 65세가 인간의 자연 상태 수명일까? 그 뒤의 삶은 보너스이고.

"글쎄, 65세 이상이 됐다고 다 걸리는 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만 걸린다. 그 위험 유전자 8개가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이는 게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게 거의 정설이다. 그런 단백질들이 왜 어떤 경로로 쌓이는지 알아야 중간 단계에서 차단할 수 있다."

―왜 쌓이는지 아직 모르는가?

"여러 가설이 있지만 아직 정확하지 않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이런 단백질이 더 많이 만들어지거나, 혹은 적게 분해된다."

―적게 분해된다는 뜻은?

"정상인에게는 이런 단백질이 만들어져도 분해효소 혹은 분해시스템에 의해 없어진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는 뇌에 인슐린 효소 분비가 잘 이뤄지지 않아 단백질이 과도하게 축적이 되는 것이다. 이런 단백질이 20년쯤 쌓이면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난다. 조짐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뇌 속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다. 양전자단층촬영을 해보면 정상인의 뇌 속은 말랑말랑한데, 이런 단백질들은 서로 뭉쳐서 돌처럼 단단하게 응집돼 있다."

―이런 단백질이 뇌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기억 및 학습 기능과 관계된 뇌 속 신경세포를 죽이거나 교세포(膠細胞·신경세포와 붙어 있는 세포)에 염증을 유발한다."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지 못하게 하는 물질을 개발해 '대박'을 터뜨렸다고 들었다. 2010년 다국적 제약기업 로슈에 2억9000만달러를 받고 기술 이전했다고?

"우리 연구실에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속으로 들어갈 때 '레이지' 단백질과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둘을 결합 못 하게 하면 뇌 속에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이런 기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내 벤처회사(메디프론 디비티)에서 결합을 막는 물질을 개발했다. 이를 로슈에 기술 이전한 것이다. 2억9000만달러 계약을 한 쪽은 우리가 아니라 그 벤처회사다."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들어갈 때 왜 레이지와 결합하나?

"뇌를 둘러싼 뇌혈관 장벽이 있다. 혈액 속 물질들을 선택적으로 뇌로 들어오게 하거나, 혹은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혈관 장벽에 있는 '레이지' 단백질은 일종의 수송책이다. 혈액 속 베타아밀로이드가 여기에 달라붙어 뇌로 들어간다. 다른 경로도 있을 것이다. 레이지가 그중의 한 경로로 밝혀진 것이다."

―어떻게 '레이지'가 수송책이라는 걸 파악하게 됐나?

"당뇨병에서 '레이지' 단백질이 당(糖)을 실어 나르는 데 착안했다.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상당한 연관이 있는 걸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어떤 연관성이 발견됐나?

"당뇨병의 경우에도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과다하게 생성되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당뇨병 쥐를 오래 살게 하면 알츠하이머병 쥐와 유사한 병리학적 패턴이 나타난다. 실제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병률은 정상인에 비해 두 배나 된다. 과거에는 당뇨병에 걸리면 알츠하이머병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사망했다. 그래서 연관성을 잘 몰랐다."

묵인희 교수와 최보식 선임기자 사진


나이가 들면 건망증이 심해지는데, 이를 치매의 전조(前兆)로 의심해야 하나?

"건망증은 어떤 기억을 잊었을 때 그 사건과 연관된 힌트를 주면 기억하지만, 치매는 힌트가 주어져도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 건망증이 왔다고 다 알츠하이머병으로 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 기억력 소실(消失)의 문제점을 느끼거나 지적할 때는 전문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치매 여부를 조기에 어떻게 발견할 수 있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양전자단층촬영으로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 정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인지 기능이 정상 상태에서 촬영비 200만~300만원을 내고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비교적 간단하게 혈액 검사로 뇌의 병변(病變)을 알 수 있는 혈액 내 생화학 표지(marker)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상용화를 위해 논의하는 중이다."

―치매에 걸리면 최근 것은 기억 못 하고 과거 것을 기억한다는데?

"새로운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와 대뇌피질의 신경세포가 먼저 죽기 때문이다. 오래된 기억은 뇌의 다른 장소에 옮겨지게 된다. 과거 행동 패턴이 나오고 아기같이 행동하는 이유다. 병의 진전이 심화되면 많은 신경세포의 소실이 일어나 나중에는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다."

―인간의 본질일 수 있는 '정신' 혹은 '자아(自我)'를 잃는 것인데?

"무서운 일이다. 신체 활동이나 기본적인 생물학적 기능을 하고 있는데 정신은 죽는 것이다. 치매의 원인 치료는 아직 불가능해도 예방법은 있다. 적당한 운동과 수면, 고지혈·고혈압·고혈당 관리가 발병을 지연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들이 있다."

―치매에 안 걸리려면 글쓰기와 독서 등 지적(知的) 활동을 하라는데?

"이런 지적 활동은 뇌 속 신경세포들을 자극해주므로 과학적 근거가 있다. 하지만 수동적으로 보게 되는 TV나 화투는 크게 효과가 없다."

영국의 대처 총리,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 세상에서 이들보다 더 머리를 썼던 인물이 있었을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위험 유전자가 있었지 않았을까. 적극적으로 두뇌 활동을 했기에 치매 발병 시기가 그나마 지연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퇴행성 질환인데, 조기(早期) 치매는 왜 생기는가?

"20~30대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경우는 100% 유전성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젊은 주인공이 그런 경우다. 전체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에서 조기 유전성은 3~5%밖에 안 된다. 조기 치매의 원인은 이미 밝혀졌다. APP·PS1·PS2 등 세 가지 원인 유전자 중 하나에서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여성이 두 배나 높다는 보고가 있는데?

"아직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나 여성 호르몬의 영향, 더 긴 여성의 평균수명, 현재 노인 인구에서 남성보다 더 낮은 평균 학력 등이 가설로 제시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임상 3상'(최종단계)에 도달한 알 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가 20종이라는데?

"그렇다. 치료제 후보들 대부분이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어떻게 하면 뇌에 축적되지 않게 하느냐에 목표를 둔다. 다 실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10년쯤 뒤에는 근본 원인을 치료할 치료제가 나오지 않을까, 나는 희망적으로 본다."

어느 날 늙어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치매는 자신의 얘기가 될 것이다.






치매 실종, 골든타임을 잡아라! - 2016.6.12.kbs  http://blog.daum.net/chang4624/10651


장영실쇼 '인류의 마지막 과제, 치매' - 2015.8.30.KBS  http://blog.daum.net/chang4624/9379





치매 원인 베타아밀로이드 분해 원리 규명 / YTN 사이언스

게시일: 2016. 3. 14.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서 분해되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서울대 묵인희 교수팀은 인슐린과 베타-아밀로이드를 모두 분해하는 '인슐린 분해효소가 뇌의 70~80%를 차지하는 '성상교-세포'로부터 자식-작용을 매개로 분비돼 작동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자식작용은 세포가 외부 스트레스에 반응해 스스로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을 세포 내 물질을 분해함으로써 얻는 과정을 말합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베타-아밀로이드의 분해를 촉진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성규 [sklee95@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