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안정환(40) MBC 축구 해설위원 - 2016.7.13.조선 外

하늘나라 -2- 2016. 7. 13. 18:44



제 말에 빵빵 터진다는데…

그게 왜 웃긴지 모르겠어요




[Table with] 담백한 직설로 예능 강타한 안정환

예능 본능? 짝을 잘 만났을 뿐… 몸에 밴 생활언어들 튀어나와 애 먹어
준비하면 골 안 터져요… 웃겨야지 마음먹으면 전혀 안 웃기는 것처럼


멀티숍에서 3만원 정도 주고 샀다는 파란색 체크무늬 셔츠와 청바지. 안정환이 직접 골랐다
멀티숍에서 3만원 정도 주고 샀다는 파란색 체크무늬 셔츠와 청바지. 안정환이 직접 골랐다


"제가 왜 웃긴지 모르겠어요. 정말로."


'안느님' 시큰둥한 말씀에 기자 혼자 웃었다. 시종 무덤덤한 안정환(40)은 모든 질문에 어눌하지만 우회하지 않는 특유의 직답을 이어갔다. 올림픽 축구중계를 위해 8월초 브라질로 떠난다고 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겁나지 않느냐고 묻자, "그래도 가야죠. 일인데" 한다. 테리우스, 반지의 제왕이라 불리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20대가 그립지 않느냐고 물었다. "인기는 쓰레기예요. 버려지면 그만인."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웅에서 방송가 예능의 신성(新星)으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안정환을 6일 청담동 엘루이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2002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역전골을 넣고 펼친 반지세리머니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혔다. "골을 넣을지 못 넣을지 모르는데 어떻게 미리 계획을 해요? 오히려 준비하면 골이 안 터져요. 어떻게 웃겨야지 마음먹으면 전혀 안 웃기는 것처럼."

파란 격자무늬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온 안정환은 아이스유자차를 주문했다. 그는 예의 바르고 소탈한 남자였다. "어릴 때부터 워낙 내성적이었어요. 하도 말을 안해서 구단에서 말하는 법 가르치는 선생을 따로 붙였을 정도죠." 안정환은 남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칠까엔 관심 없었다. 직설은 그의 성품이자 인생철학이었다. "축구스타…, 운동장에 원숭이 같은 거죠. 관중석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칭찬 받을 때보다 욕먹을 때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도 했다. 마흔이란 세월에 비해 안정환은 훨씬 조숙하고 시니컬했다.



국가대표 감독? 왜 욕심이 없겠나?

-올림픽 중계 준비하느라 몹시 바쁘시겠다.

"예능프로들 미리 녹화해놔야 해서 거의 매일 새벽 귀가한다. 아이들 볼 시간이 없어 미안하다."

-자신에게 예능 본능이 있다는 걸 알았을까?

"전혀. MBC 축구 해설위원이 되니 방송사에서 나를 홍보하려고 예능프로에 몇번 출연시켰는데 일이 커진 거다."

-축구 중계할 때부터 투박하지만 거침없는 입담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꼈다.

"짝을 잘 만났을 뿐이다. 축구가 뭔지 몸으로 이해시키다가 말로 하려니 정말 어렵더라. 몸에 밴 생활언어들이 튀어나와 애를 먹었다."

-차범근 감독에 이어 족집게 중계로 뜬 이영표 선수와 이번 올림픽에서 경쟁해야 한다.

"나는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방송계는 시청률을 목숨처럼 여기더라. 승부를 예언하는 것엔 관심없다. 축구에 대한 내 경험과 안목, 과학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해설할 거다."

MBC 축구 해설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안정환.
MBC 축구 해설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안정환.


-국가대표 감독은 욕심 없나?

"지도자 코스를 쭉 밟아 왔다. 축구 감독도 교사자격증처럼 선수들 연령대별로 라이선스를 따야 가르칠 수 있다. 마지막 과정인 P라이선스만 따면 된다. 국내외 국가대표 감독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그 바쁜 와중에 언제 공부를?

"은퇴하고서 시작했다. 문제는 필드다. 코치 생활하면서 현장을 뛰어야 하는데 예능 쪽으로 벌여놓은 일들이 많아 고민이다."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 선수를 평가하는 데 인색했다. 히딩크에 대한 안정환의 평가는 어떤가?

"히딩크식 훈련방식이 독창적인 건 아니었다. 오히려 부족한 면이 있었지. 하지만 사람의 심리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남들이 모르는 그 선수만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으로 한국 대표팀을 월드컵 4강까지 가게 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을 히딩크 감독에게 배웠다."


"말할 때 사람 눈을 똑바로 못 봤다"

-TV조선 '엄마가 뭐길래'에 출연 중인 아내 이혜원'말을 하도 재미있게 해서 남편한테 반했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다. 말할 때 사람 눈도 똑바로 못봤다. 축구선수 되고 더 심해져서 구단 차원에서 선생님을 붙여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런 분이 영등포 나이트클럽을 휩쓸고 다니셨나? (안정환은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해 20대 선수시절 드나들던 영등포 나이트클럽 이름들을 줄줄 외워 시청자들을 웃겼다.)

"아, 그건 (구단) 형들 따라간 거다. 휴가 때. 돈도 없고 형들이 술 사주니까. 즉석만남도 한 번 못해보고 얌전히 앉아 있다가만 왔다."

-안정환 예능의 비결은 '담백한 직설'이다.

"운동을 해서 그런 것 같다. 경기는 빠르게 진행되는데 돌려서 말할 시간은 없으니. 근데 그게 왜 웃긴지 모르겠다.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는 중이다."

-이혜원씨처럼 아름다운 아내와 사는 남편은 매일이 행복할까?

"행복은 한데, 매일은 아니다(웃음)."

-가수 이승철은 속옷도 아내가 골라준다던데.

"내 속옷은 내가 챙겨입는다(웃음)."

-내조를 충분히 받는다고 생각하시나?

"아내는 능력 이상으로 내게 해줄 건 다 해줬다. 결혼하자마자 이탈리아 가서 살면서 어린 나이에 고생을 많이 했다. 이젠 아내에게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만으로도 힘든데 나까지 신경쓰게 하면 되겠나."

-리환이가 축구를 하고 싶어한다면?

"안 시키고 싶다. 아이가 부담을 가질 것 같다. 내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차)두리 보면서 느낀 거다. 두리도 잘했지만 아버지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부족하다고 느끼니 고민을 많이 하더라."


할머니의 삶 자체가 가장 큰 유산

요즘 예능 대세 안정환


-'테리우스'로 불리던 20대와 지금 중 언제가 더 행복한가?

"그때는 그때대로 행복했다. 철없는 나이에 부와 명예와 인기가 한꺼번에 들어오니 세상이 다 내것 같아 건방지게 굴기도 했고. 인기는 쓰레기라는 걸 지금은 안다."

-인기가 쓰레기?

"오래가지도 않고 버려지면 그만이니까. 나는 칭찬 받을 때보다 욕먹을 때가 더 편하다. 칭찬만 받으면 불안하다. 늘 잘할 수 없으니까."

-축구의 매력이 뭘까?

"정답이 없고 계속해서 새로운 게 나온다는 것. 축구시합을 보면 비슷한 장면은 있어도 똑같은 장면은 없다. 새로운 감독이 새로운 전술을 만들고 새로운 선수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다. 지구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포츠다."

-엄마 대신 키워주셨고, 안정환의 오늘이 있게 한 외할머니는 가끔 생각하시나?

"물론이다. 거의 둘이 산 거나 다름없으니까."

-할머니가 남겨주신 말씀이 있다면?

"너무 뛰놀지 마라, 배 꺼진다(웃음). 쪽방에서 지지리 궁상떨며 살았는데 가훈 같은 게 있겠나. 손자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셨던 할머니의 삶 자체가 내겐 가장 큰 유산이다."

-힘들어하는 청춘들에게 한 말씀.

"6개월 공부하면 6개월 놀라고 한다. 못 놀면 후회한다고(웃음). '나만 왜 이러지?' 하는 한탄은 한두 번이면 족하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한 번은 반드시 온다. 한탄만 하다 보면 그 기회를 놓친다."

-어릴 적 고생이 삶에 자양분이 됐을까?

"물론이다. 하지만 좀 더 부유한 집에서 잘 먹고 잘 컸으면, 아니 유럽에서 태어났으면 세계적인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가끔 한다(웃음)."

-축구한 걸 후회한 적 있는지.

"없다. 내가 먹고 살 수 있게 해줬고, 가정을 꾸려 남들 외식할 때 외식하고, 놀러가고 싶을 때 갈 수 있게 해줬으니까. 남들 하는 만큼 한다는 게 행복하다."

-올해 마흔이다. 인생이 뭘까?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죽어서도 모른다고 하지 않나.(웃음)."


안정환은 (76년 경기 파주 출생)

1994  아시아청소년축구 국가대표 선수
1997  월드컵아시아지역예선 축구 국가대표선수
1999  올림픽축구 국가대표
2000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 페루자 입단
2002~2010  한일·독일·남아공 월드컵축구 국가대표
2012  축구선수 은퇴(A매치 통산 71경기 출전 17골)
2014~현재  MBC 축구 해설위원

안정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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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6.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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