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홍순겸(80) 동양피스톤 회장 - 2016.7.5.조선 外

하늘나라 -2- 2016. 7. 5. 17:27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 우리 제품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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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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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7.05 03:11


    [미래를 여는 한국 新기업] [11] 피스톤 제작 '동양피스톤'



    매출 규모 국내 1위, 세계 4위… 현대기아차·BMW 등에 공급
    공정 대부분 자동화 이뤄
    연봉·복지 대기업 수준… 외국인 근로자 1명도 없어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동양피스톤 공장. 주조·가공·표면처리 등 제작 공정을 처리하는 400여 대의 기계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동양피스톤'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 양준규 사장은 "고객에 대한 대응을 경쟁 회사보다 빠르게 하기 위해 기계를 직접 만들고 있다"며 "가장 좋은 독일의 기계 하나 들여오려고 하면 항공기로 수입해도 보통 1년 8개월 정도 걸리는데, 우리는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6~8개월이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은 독일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양 사장은 "덕분에 제품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양피스톤은 작년 매출 2800억원으로 국내 1위, 세계 4위의 피스톤 제작사이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9%이다. 지난해 3300만개의 피스톤을 생산해 현대·기아차는 물론 BMW·폴크스바겐·GM·크라이슬러·포드 등 전 세계 자동차 회사에 공급했다.

    초정밀 가공 기계 직접 만들어 가격·기술 경쟁력 높여

    동양피스톤이 세계 최고 수준인 피스톤을 만들 수 있는 생산장비 제작 기술을 갖게 된 것은 역사가 깊다. 동양피스톤을 설립한 홍순겸(80) 회장은 10대 때부터 서울피스톤이라는 회사에서 10년 일했다. 홍 회장은 전쟁통에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기계 설계도 등을 직접 그리며 독학했다. 독창적인 설계로 오토바이 피스톤 제작 기계를 만들 수준이 되자, 번 돈으로 1967년 동양피스톤을 세웠다.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엔진 피스톤 제조 전문 기업‘동양피스톤’공장에서 홍순겸(오른쪽) 회장과 양준규 사장이 피스톤을 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엔진 피스톤 제조 전문 기업‘동양피스톤’공장에서 홍순겸(오른쪽) 회장과 양준규 사장이 피스톤을 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홍 회장은“50년 가까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데, 그동안 바뀌지 않은 제1 경영 원칙은‘사람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완중 기자
    동양피스톤 개요

    최근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연비가 중요해지면서 자동차 회사가 요구 사항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동양피스톤은 그다지 긴장하지 않고 있다. 좀 더 단단한 제품을 위한 새로운 소재 개발 기술, 가볍게 만들기 위한 박육(薄肉)주조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하 품질보증실장은 "차량 엔진에서 피스톤과 실린더의 마찰에 의해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 마찰을 줄이면 연비를 올릴 수 있다"며 "마찰력을 줄이기 위한 신코팅 재질을 개발해 기존 제품 대비 마찰계수를 50% 낮췄다"고 말했다.

    덕분에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동양피스톤 제품이 들어간 현대자동차의 감마 1.6L 엔진은 워즈오토의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됐고, 포드의 1.0L 에코부스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최고의 엔진으로 선정됐다. 크라이슬러사로부터는 파워트레인 분야 올해의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양 사장은 "지금도 여러 해외 고급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0명'인 주물공장

    동양피스톤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더 있다. 동양피스톤의 전 세계 직원 950명 중 R&D 관련 인력은 58명. 이 중 외국인 엔지니어는 13명이다. 반면 흔히 말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한 명도 없다. 주조, 가공, 표면 처리 작업 등을 하는 동양피스톤은 이른바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3D기업'이다. 보통 이런 기업이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외국인 근로자를 쓰는 것과 대조적이다.

    비결은 이 회사의 공정이 대부분 자동화돼 있고, 연봉과 복지 수준도 대기업 못지않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직원들에게 급여를 많이 주고,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연봉을 현대차만큼 많이 줄 수는 없지만, 1차 협력회사 중에는 상위권일 것"이라고 말했다.

    복날에는 삼계탕을 직원 집에 보내주고, 크리스마스 때는 케이크나 떡을 보내준다. 직원 배우자 생일에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작은 선물도 보내고, 자녀 대학 등록금도 50%까지 지원해준다. 이직률은 1%가 채 안 된다. 홍 회장은 "50년 가까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데, 그동안 바뀌지 않은 제1 경영 원칙은 '사람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겸(78) 동양피스톤 회장 - 2014.12.1.매경 外  http://blog.daum.net/chang4624/8346